동료와의 협력과 경계

in #krsuccess16 days ago

동료와 잘 지내는 법: 도와주되, 휘둘리진 않기

지난 글에서 상사랑 잘 지내는 얘기했었지. 이번엔 좀 더 가까운 전선, 바로 우리 옆자리(혹은 슬랙 옆 DM)에 있는 동료 이야기다. 동료 관계는 협력이 기본인데, 솔직히 말하면 감정 소모도 제일 크다. 어? 나만 그런 거 아니지? 나도 한때 “도와주다 보니 내가 다 하네?” 모드 켠 적 많다. 오늘은 그걸 예방하는, 즉 같이 잘 일하되 경계는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다음 글(고객·클라이언트)로 넘어가기 전에, 내 편을 먼저 내 옆에서 만드는 느낌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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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하려면, 기준부터 맞추자 (작게 시작, 크게 줄인다)

동료와 합이 맞으려면 ‘마음’보다 ‘기준’이 먼저다. 서로 기대치가 다르면 작은 일도 삐걱거려.

  • 한 줄 팀 목표: “이번 분기, X 기능 안정화로 이탈률 10%↓”처럼 아주 구체적으로.
  • Done의 정의: “코드 머지 + 모니터링 24시간 그린 + 문서 1페이지” 이런 식으로 끝을 먼저 합의.
  • 역할 가벼운 계약: 누가 결정하고, 누가 리뷰하고, 누가 실행하는지. 겹치면 피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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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라도 킥오프 메모를 남기자. 말보다 문장이 기억을 지켜준다.

[킥오프 5줄]
- 목표: X 버그 대응, 고객 영향 0으로
- 범위/비범위: 핫픽스만, 리팩토링 제외
- 역할: A(결정), B(개발), C(QA)
- Done: 배포 + 모니터링 24h 무사 + 회고 15분
- 일정: 오늘 3시 코드프리즈, 내일 11시 배포

소통은 짧고 자주, 공개가 기본

음… 내가 예전에 길게 설명하고 조용하던 타입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오해를 키우더라. 그래서 이렇게 바꿨다.

  • 3줄 업데이트(매일/이틀에 한 번)
    1. 한 일, 2) 할 일, 3) 막힌 곳
  • DM보다 공개 채널: 개인 DM은 기억이 안 남아. 공개 채널은 다 같이 맥락을 공유.
  • 읽씹 방지: “읽었고 3시에 답 줄게요” 같은 짧은 확인으로 불안 줄이기
  • TL;DR 문화: 길면 맨 위에 한 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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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과 업데이트는 포맷을 고정해두면 서로 편하다.

[업무 요청 템플릿]
- 배경: 고객 A가 결제 실패
- 요청: 로그 조회 + 재현 시나리오 공유
- 기한: 오늘 5시 전
- 산출물: 재현 단계 3줄 + 스크린샷
- 우선순위: P1(장애), 다른 업무와 트레이드오프 있음

[업데이트 3줄]
- 완료: 결제 실패 원인 로그 수집
- 진행: 카드사 응답 지연 재현 중(50%)
- 필요: 프록시 설정 권한 부탁(보안팀)

경계는 냉정하게, 말투는 따뜻하게

경계를 못 세우면, 결국 내가 지친다. 경계는 단호함이 아니라 “일하는 규칙”을 공유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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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 경계: 포커스 타임(예: 오전 10~12시)엔 알림 끄기, 캘린더에 공개
  • 요청 경계: “이건 2시간 타임박스 후 재평가할게요”로 과한 깊이 잠수 방지
  • 업무량 경계: “이번 주 8h 버퍼 없음, 다음 주 착수 가능”로 현재 용량 보이기
  • 우선순위 경계: “이걸 하려면 B 일정이 미뤄져요. 무엇을 먼저 할까요?”로 트레이드오프 명확히
  • 감정 경계: 뒷담화는 “그 이슈, 우리 티켓으로 옮겨서 같이 보자”로 전환
  • 리뷰 경계: “PR은 30분 이상 안 붙잡아요. 큰 건 페어로 보죠”로 품질과 시간을 균형
  • 회의 경계: 안건 없는 회의는 취소, 메모 없으면 회의도 없던 걸로

바로 써먹는 스크립트 4종 세트.

[정중 거절]
좋은 건데, 이번 주엔 내가 맡긴 결과물 마감이 있어. 다음 주 월요일 2시에 30분 잡고 같이 플랜 짜자!

[트레이드오프 제안]
이걸 오늘 처리하면 리팩토링이 다음 주로 밀려. 우리 팀에 더 중요한 게 뭘까?

[시간박스]
이 문제는 90분 한도로 탐색해보고, 안 풀리면 대안을 찾자. 그때 도움 요청할게.

[상시 부탁 차단]
이 유형의 요청은 운영 채널에 올려주면 더 빨라. 거기서 히스토리 공유하자!

회의, 덜 지치게 운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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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 2분: 목적/산출물/시간 확인. “오늘 결정만” 같은 한 줄로 잡아두기
  • 시간 지키기: 25분/45분 슬롯. 1시간은 진짜 긴급할 때만
  • 롤 분담: 진행자/기록/타임키퍼 나누기
  • 끝 3분: 결정/담당/기한/공개 링크 확정

작은 습관 하나: 회의 끝나고 5줄 노트 슬랙에 붙여 넣기. 회의가 문서가 되면, 다음 회의가 절반만 필요해진다.

갈등 났을 때, 빠르게 복구하는 4단계

솔직히 갈등은 피할 수 없다. 대신 길게 끌지 말자.

  1. 비공개 1:1로 사실만 확인: “어제 PR 코멘트가 공격적으로 느껴졌어. 의도는 어땠어?”
  2. 영향 공유: “그 일로 배포가 1일 밀렸고, 고객 공지가 늦었어”
  3. 요청 제안: “다음엔 P1 이슈는 댓글 대신 10분 통화하자”
  4. 합의 기록 후 공개: 간단히 요약해서 채널에 남기기

나의 소소한 실패담 (웃어주세요)

예전에 “그냥 내가 빨리 고치면 되잖아!” 하고 핫픽스에 손댔다가, 결국 주말 전체를 코드 옆에서 보낸 적이 있다. 아! 그리고 월요일에 “왜 승인 없이 바꿨어요?” 한 방… 그때 느꼈다. 호의로 시작한 ‘몰래 영웅 모드’가 팀에겐 리스크라는 걸. 그 뒤로는 무조건 공개 채널에 티켓부터 만들고, Done 정의를 남긴다. 신기하게도, 속도도 오히려 더 빨라졌다.

동료 유형별 미니 대응 팁

  • 호의 남용형: 규칙으로 대하자. “운영 채널 + 템플릿” 고정
  • 정보 저장형: 문서화 룰 만들고, “링크 없는 답변은 늦게” 원칙
  • 완벽주의형: “이번은 80%로, 다음 스프린트에서 다듬자”로 범위 고정
  • 수다형: “이 얘기 좋다. 3시에 15분 산책 미팅?”으로 시간/장소 분리

신뢰는 자잘한 습관에서 생긴다

  • 마감 못 지킬 땐 미리 말하기(최소 24시간 전)
  • 크레딧은 넉넉히, 실수는 내가 먼저
  • 링크로 말하기: 논의는 메시지 5개 이하 + 문서 1개
  • 도움 요청 땐 재현/기대결과/마감 3종 세트

다음 글 예고: 고객·클라이언트와의 관계. 동료와 달리 권한과 기대가 더 불균형할 때가 많다. 그래서 오늘 얘기한 경계와 소통 규칙이 더 중요해진다. 외부와 대화할 땐 말의 무게가 다르거든. 그럼, 다음 편에서 ‘예스’보다 강력한 ‘좋은 질문’으로 버티는 법을 얘기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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