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면서’ 즐겁게

in #krsuccess4 days ago (edited)

소피스트인 고르기아스는 말한다. “비극은 전설과 감정을 수단으로 기만을 창조하는데, 여기에서 속이는 자는 속이지 않는 자보다 정직하고 속는 자는 속지 않는 자보다 지혜롭다.” - <비극> 테리 이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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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정확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이 글을 읽다가 브레인스토밍하듯 툭 튀어나왔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글, 소설, 영화 등에서 어떻게든 허점(꼬투리, 약점)을 잡아 끄집어내서 자신을 높이려는 수단으로 삼는 몇몇 인간들의 (고르기아스의 말에 따르면) ‘지혜롭지 못한’ 습성이 떠올랐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허점을 찾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지만, 그냥 편하게 ‘속으면서’ 즐겁게 감상하는 쪽이 제 취향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지혜로울 정도는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