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in #krsuccess18 days ago

“지겨워.”

또 이 말을, 혼자서 중얼거렸다. 수인은 어느새 어둑해진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오늘 벌써 열 번 넘게, 이 말을 뱉어냈다. 이 말은 수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치 별개의 의식을 지닌 것처럼 발작을 일으키듯 아무 때나 불쑥 입술 밖으로 튀어나왔다.

‘지겨워. 지겹다고 말하는 것도 지겨워. 지긋지긋해.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어.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수인은 생각했다.

‘내가 아직 여기 있구나. 아직 살아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