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늙었구나.라고 느낄 때 10.

in #krsuccess4 days ago (edited)

Drumeo라는 유튜브 채널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어느 날 이 채널에 ‘메가데스’라는 밴드 이름을 처음 들었다는 ‘프로 드러머’가 출연했다. 밴드 이름도 몰랐으니, 당연히 메가데스의 곡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생전 처음 듣는 메가데쓰 곡의 드럼을 연주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아니, 어떻게 드러머가 메가데스를 모를 수 있지. 영상을 보면서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젊은 재즈 드러머’는 그럴 수도 있다. 프랑스 요리사가 백김치 담그는 법을 모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은 안타깝게도 고인이 된 메가데스의 드러머 닉 멘자는 재즈 뮤지션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재즈 드럼 실력도 출중했다고 한다. 어딘가에는 감칠맛 넘치는 백김치를 잘 만드는 뛰어난 프랑스 요리사도 있을지 모른다.

장르가 다른 드러머가 자신이 잘 모르는 생경한 곡을 연주할 때 겪는 난처한 상황을 담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훵크(funk) 드러머가 메틀 곡을 연주하는 미션은 이런 콘셉트에 딱 맞았다. 위대한 드러머 데니스 체임버스가 툴 TOOL의 곡을 연주한 영상도 꽤 재밌었다. (툴의 변칙적 드럼 섹션은 살벌하게 복잡하다.)

어쨌든, 그 젊은 재즈 드러머는 어찌어찌 재미있게, 닉 멘자가 녹음한 메가데스의 곡을 연주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일은 역시 꽤 달랐지만.)

영상 중간에 메가데스의 곡이 ‘클래식 classic’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곡이 담긴 앨범 'Rust in Peace'가 나온 지 벌써 35년이 지났다.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예술 작품’으로서 고전(클래식)이라고 할 만하다.

한국에 라이선스로 발매되기 전, 따끈따끈한 수입반으로 이 앨범을 구입하고 처음 들었을 때 그 감동이 여전히 생생한데. 35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