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집(20171203)

in #photo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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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집은 가정집에 식당을 차린 곳이다.
내가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부터 느티나무 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이 집의 역사는 최소한 10년 이상일 것이다.
이 집에서 유명한 메뉴는 갈치조림이다.
이 갈치 조림을 나는 요가반 회원들이랑 6~7년 전에 처음 먹어 봤다.
당시 나는 위염이 있을 때여서
그 매콤한 맛의 매력을 느끼기는 커녕
거부감을 느꼈을 터였다.
그 후로 요가반은 매번 회식을 그 곳에서 했다.
모두들 그 매콤한 매력과 작은 무쇠 솥에 해주는 밥과 누룽지를 사랑했다.
나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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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경험이 있는 곳이라 가족과는 그 집에 갈 일이 없었다.
최근에 남편이 지인들이랑 그 느티나무 집에서 갈치조림을 먹었단다.
맛 있었다며 한 번 가자고 한다.
그리하여 다시 오랜만에 느티나무 집에 가게 되었다.
요가반을 그만두고 에어로빅 쪽으로 운동을 바꾼지 3년 정도 되었기에
요가반 회식에 참여 안 한지도 오래되었다.

음식은 여전히 맵고 맛있다.
점심시간엔 단골 손님들이 많은 곳이다.
주문을 받고 무쇠 솥에 밥을 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있다.

지금 내 기억은 갈치조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요가 강사!
그녀에 대한 짧은 기억이다.
당시,요가반은 A반과 B반으로 두 개의 반이 있었다.
그녀는 A반 강사이다.
A반은 수강생이 30여명으로 활발하게 돌아가는 반이고,
B반은 프로그램 최저 인원인 1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요일을 달리한 두 개의 요가반 특성 때문에 나는 두 반을 모두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훗날 두 반에 수강생 숫자가 현격하게 차이나는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A반 요가 선생을 떠올리면 우선 양말 한 켤레가 생각난다.
그녀에게 받은 양말이 한 때 내 옷장에 여러 개 쌓여 있었다.
1년에 세 번 ,
수강생들이 명절 선물,스승의 날 선물을 하면
그녀는 매번 답례품으로 양말 한 켤레를 준비해서 주고는 했다.
그 양말 한 켤레에 대한 값어치를 그때는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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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에 대한 두 번째 기억.
그것은 결석 했을때 받은 문자 메시지이다.
"오늘 안 보이시네요.
어디 아픈 것은 아니지요?
다음 수업 시간엔 꼭 뵙고 싶어요."
그녀는 수업 중간에 쉬는 시간이면
재빠르게 결석한 수강생들에게 연락을 했다.
많은 수강생들이 그녀의 연락을 받고 수업에 꾸준히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갈치조림만은 아니다.
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중에 참여하는 수업이 하나 있다.
그 수업의 동료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한때,
나를 제외하고 계산했을때 평균연령이 70대 이다.
그 동료들이 가끔씩 이야기하는 전 강사가 있다.
지금의 강사로 바뀌기 전에
이 수업을 담당했던 강사가
A반 요가 강사랑 비슷한 점이 많았던것 같다.
나의 old한 동료들이 그리워하는 내용은 단순하고,
어쩌면 유치하기까지 하다.
그 내용은
결석하면 연락한다.전화로 안부를 확인한다.
생일이면 작은 초콜릿이나 사탕 하나라도 포장해서 선물한다.
가끔씩 밥을 사기도 한다.등등.

나의 old한 동료들의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나는 그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되니
그 느낌도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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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강사님의 추억과 양말 그리고 갈치조림과 느티나무집......,
세월이 흐르면 모든 기억들이 추억으로 곱게 쌓이길 바라면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이 들면서 아프지 않은게 최고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느티나무 한그루 아래 기왓집 가게 이름이 참 인상깊습니다.

The food was very tasty. Pleased if always get a gift. But the prizes are priceless socks. Very good story. Hopefully you are always happy dimanapun be. Good luck always for you @kakaotalk.

갈치 조림에 밥을 비벼먹고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항상 진심을 담아 관심을 주는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직장 사수가 있었지요.
과연 저눈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 반성하게 되네요.

Nice photo
Good post friend @kakaotalk

@kakaotalk 정말 좋은 집 사람과 좋은 cocking 잘 요리 할 것 같다 좋은 게시물 공유 유지

누룽지안좋아하시는구낭...ㅠㅠ
저진짜 누룽지 킬러인데ㅠㅠㅠㅠ
글잘보고갑니당ㅎㅎ
팔로우하고 앞으로자주찾아뵐께용😃

느티나무집이라... 서울 동대문에도 동명의 설렁탕집이 있는데 매우 맛있는 곳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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