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찾다 발견한 ‘황자화통’ 국내 최고 화약무기-기존보다 최소 118년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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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화약무기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제작연도가 확인된 가장 이른
화기보다 최소 118년 앞선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전남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된 화약
무기 ‘황자화통(黃字火筒)’의 몸체에 새겨진 명문을 분석해 고려 말~조선 초의 유물
로 확인했다.

‘화통(火筒)’은 화약으로 화살이나 탄알을 쏘는 무기로, 세종 이후에는 ‘총통(銃筒)’
으로 불렸다. 유물은 2023년 11월14일 금성산 등산로 공사를 앞두고 미확인 지뢰지
대를 탐지하던 군인이 발견했다. 금성산 9부 능선 암벽 아래, 겉흙 약 10㎝ 깊이에
묻혀 있었다. 군부대는 매장유산으로 신고했고,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과학적
분석과 8차례 전문가 자문으로 진위·연대를 검토했다.

황자화통은 길이 23.75㎝, 구경 1.66㎝, 무게 1032g이다. 젓가락만 한 길이에, 총부
리 바깥지름은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크다. 발사체가 나가는 긴 총부리와 화약을
넣는 볼록한 약통, 나무 손잡이를 끼우는 모병으로 나뉜다. 개인이 휴대해 사용한 소
형 화기로 추정된다.

연대의 실마리는 몸체에 새겨진 글자다. 모병에는 ‘丁巳十二月日 鍊 黃字火筒 重一斤
十四兩 監造錄事安休甫 匠人石’ 27자가 6열로 새겨졌다. ‘정사년 12월 황자화통을
만들었다. 무게는 1근 14량이다. 감독자는 녹사 안휴보, 장인은 석’이라는 뜻이다. 총
부리의 ‘八’은 제작번호나 관리번호로 추정된다. ‘황자’는 천자문 순서에 따른 분류명
이고, 녹사는 실무 관직으로 군기감에 배치됐다.

화약무기 실물 자료가 매우 드문 시기의 유물이다. 제작연도가 명문으로 확인된 기존
국가지정 화기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은 1555년 천자총통이다. 황자화통이 1437년산이
면 118년, 1377년산이면 178년 앞선다.

성분 분석에서는 구리·주석·납을 섞은 청동 주조품으로 확인됐다. 주석 함량은 10%
이내로 전통 총통의 조성비와 일치했다. 금속 조직에는 별도 열처리를 하지 않은 주
조 흔적과 정련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불순물이 남아 있었다. 약통 안에서는 화약
으로 추정할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화통의 위력은 아직 실험하진 못했지만, 기존 활에 비해 훨씬 강력했을 것으로 보인
다. 1467년 이시애 난 당시 방패를 세 개 뚫는 위력으로 기록되어 있다. 실제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거리가 150m로, 활에서 발사한 화살이 멀리 나가도 위력은 화통이 훨
씬 강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가유산청은 제작연도를 좁히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보물 지정 절차를 추진할 계획
이다. 유물은 오는 23일부터 두 달 동안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다.

본문 이미지: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