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짜리가 2만원 됐다, 똥값 신세
올 여름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킨 중국 캐릭터 ‘라부부’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 ‘오픈런’ 현상이 빚어지고 각종 모조품이 쏟아질 정도로 폭발적 인기
를 누렸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급감하며 분위기가 반전된 모양새다.
최근 6개월간( 라부부 검색량은 지난 7월 최고치인 100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해 지난 16일 검색량
은 떨어지며 소비자 관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한정판 거래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
서는 ‘라부부 하이라이트 시리즈 랜덤박스’ 단품이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가(인상 전 기준 2만1000원) 대비 약 8배 이상 비싼 17만원 선까지 치솟았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라부부 외 인기 라인업인 ‘크라이베이비 크라잉 어게인 시리즈 인형 키링’ 역시
현재 2만8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최고가(8만7000원) 대비 약 68%
하락한 수치다. 스컬판다, 작은별 시리즈 등 팝마트의 주요 제품군 거래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미개봉 정품을
정가보다 저렴한 1만9000원에 내놓는 ‘가격 역전’ 매물도 등장했다.
온라인에서 팝마트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리셀러도 최근 급변한 시장 분위기
를 체감하고 있다. 한창 인기 많았던 여름에는 손님들 문의도 많고 판매도 잘 이
뤄졌는데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10분의 1로 뚝 떨어졌다.
라부부의 인기 하락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반 유행의 한계를
꼽는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바이럴을 통해 단기간에 인기가 급상승했다
가 빠르게 식는 트렌드 상품의 특성상 관련 콘텐츠 노출이 잦아지면서 소비자들
의 피로도가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가품 논란과 품질관리 문제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라부부가 인기를 끌
자 정교한 가품이 쏟아졌다. 웃돈을 주고 구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되는 사례
가 잇따른 것도 소비자 신뢰를 갉아먹었다. 생산 공장별 품질 편차로 인형 얼굴
형태나 마감 상태가 제각각인 이른바 ‘뽑기 운’ 논란까지 겹쳐 불만이 커졌다.
팝마트 해외 본사에서 단행한 제품 공급량 확대와 가격 인상도 인기 하락으로 이
어졌다. 팝마트는 라부부를 포함한 주요 제품 가격을 기존 대비 약 14% 인상했다.
시장에 풀린 물량이 늘어나며 라부부 인기를 떠받쳤던 요인인 희소성이 약해졌고
가격 부담까지 커진 것. 게다가 리셀가 급락으로 ‘재테크 가치’까지 사라지면서
소비자 이탈이 본격화했다.
본문 이미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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