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1960년대 중반까지 ‘전국구 추석 떡’ 아니었다?
‘조선요리법’에는 송편 재료를 멥쌀 다섯되에 팥 두되 반, 설탕, 계핏가루, 소금 약간
이라고 적었다. 팥은 불려 껍질을 벗기고 쪄서 으깬 뒤 걸러 설탕과 볶아 소를 만들
고 쌀은 불리고 찧어서 체에 친 뒤 끓는 물로 익반죽했다. 팥 외에도 꿀·밤·대추·깨소
금·계피·녹두·콩 등 소 종류는 얼마든지 마음대로 한다고 적었다.
이처럼 정교한 요리법이 문헌에 남아 있다고 해서 일제강점기 전국 모든 집에서 추석
차례상에 송편을 올렸던 것은 아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펴낸 ‘세시풍속’ 시리즈를
살펴보면 1960년대 중반까지도 추석 차례상에 송편을 두지 않았다. 대신 시루떡이나
호박전, 절편, 팥시루떡을 준비했단다. 송편이 전국의 ‘추석 떡’으로 자리 잡은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추석은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공휴일을 처음 지정한 1949년부터 공휴일에
포함됐다. 설날은 양력만 인정했던 것과 달랐다. 그 배경엔 기독교 인사가 추석을 미
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과 같은 성격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추석은 신라 경주의 가배 놀이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길쌈 겨루기와 놀이가 중
심이던 명절이 조선시대를 지나며 점차 조상에게 햅쌀과 햇과일을 올리는 추모로 성격
이 바뀌었다. 그런데 조선 후기만 해도 음력 8월15일 무렵 대부분 지역에서 햅쌀이 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추석 차례상에 올릴 목적으로 일부러 일찍 심어 거두는 ‘올벼’
재배 관행이 생겼다. 이 올벼로 빚은 송편을 특별히 ‘오려송편’이라 불렀다.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 기록에 따르면 송편은 추석에만 먹는 명절 음식이 아니었다.
봄에도 송편을 빚었다. 최근 모싯잎송편처럼 건강과 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진화한 송
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려송편과 모싯잎송편이 그러했듯 송편은 시대의 필요에
맞춰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온 떡이다.
추석 당일 하루의 오려송편을 넘어 사시사철 맛있는 송편으로 거듭나기를 기다려본다.
본문 이미지: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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