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부모 부양” 국민 21%만 동의
서울 강서구에 사는 50대, 부모님 두 분 모두 치매 판정을 받게 돼 근심이
크다. 당장 치매 노인 두 사람을 돌볼 간병인을 구하는 것부터 막막하다.
외벌이로 부모님까지 모시는 게 쉽지 않다, 이중 돌봄 부담이 있는 가정에
는 정부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 5명 중 1명만이 ‘자식이 부모를 부양할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것으
로 나타났다.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 온 노부모 돌봄 책임을 정부나 사회
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모를 모실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63%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47.59%로 찬성 의견의 두 배가 넘었다.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은 최근 20년 새 크게 달라졌다. 2007년 첫 조사에서는
52.6%가 자녀에게 부모 부양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반대는 24.3%에
불과했다.
찬반 비율은 2013년 처음 역전된 뒤 매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자녀 수는 줄고 부모 부양 기간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
다. 부모 부양은 개인의 책임 밖에 있는 문제이며,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돌봄에 대한 인식 변화는 자녀 양육에서도 드러났다. ‘자녀는 집에서 어머니
가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응답은 2007년 64.7%에서 지난해 33.83
%로 크게 줄었다. 반대 의견이 34.12%로 찬성보다 많았다. 여성의 사회 참
여가 늘어나면서 자녀 돌봄 책임을 여성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와 기초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국가 건강보험
을 축소하고 민간 의료보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70.5%가 반대했다.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무상 제공도 72.68%가 찬성했다. 다만 대학 교육 무상
제공에 관해서는 ‘반대’가 42.13%로 찬성(30.25%)보다 많았다. ‘가난한 사람
에게만 복지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33.36%가 찬성하고 39.81%가 반
대했다. 선별 복지보다는 보편 복지를 원하는 국민이 조금 더 많은 셈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자녀 수 감소 등 가족 구성 변화로 인해 돌봄 책임이 점차
가족에서 사회로 옮겨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형
제 자매 없이 한 부부가 양쪽 부모를 전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졌다.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와 국가가 부양 책임을 연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본문 이미지: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