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말고 노세요.
우리나라 중장년층 여가는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주로 TV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소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살 이전과 비교해 보면 휴식은 늘고 있고, 취미, 자기 계발, 스포츠, 문화
활동은 줄고 있다. 그 이유는 노화에 따른 체력 저하 때문일 수도, 전반부의
습관과 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 탓일 수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뒤로 갈수
록 ‘놂’보다 ‘쉼’을 선호하는 시니어가 많아짐을 알려준다.
삶의 우선순위에서 ‘놂’을 ‘쉼’ 앞에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놀이를 바라보
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정년과 은퇴는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에 앉아서 쉬라
는 명령이 아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기쁨과 즐거움을 동반하면서도 삶의
의미를 더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좋은 삶을 이어가려면 좋은 놀이가 필요하다. 놀이에도 격이 있다. 좋은 놀이
란 무엇인가. 후반부를 지탱하는 네 개의 기둥에 해답이 있다. 건강에 이롭고,
친밀감을 높여주며, 돈이 개입되지 않는 놀이가 ‘좋은’ 놀이다. 반대로 건강에
해롭고, 상대가 없으며, 금전적 이해관계가 얽힌 놀이가 ‘나쁜’ 놀이다.
친구들과 함께 산을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 몸을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은 놀이다. 골방에 틀어박혀 주식 현황판을 종일 들여다보는 것이 나쁜 놀
이다. 돈이 개입되면 놀이가 노동으로 둔갑한다. 텃밭을 가꾸는 일은 놀이지
만, 수익을 위해 대규모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일은 노동이다.
놀이는 즐거움, 관계, 치유의 함수다. 더불어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내면 몸과
마음이 정화된다. 스트레스 해소에 놀이만 한 게 없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악기를 두드린다고 생각해 보라.
식물이나 동물도 놀이의 상대가 될 수 있다. 작물을 심고 거두는 행위는 성취
감과 심리적 안정을 준다. 환자가 반려동물을 키우면 건강이 회복된다는 보고
서가 제출되어 있다. 자연은 훌륭한 놀이터다. 꽃과 나무를 보며 숲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충전된다. 여건에 맞는 놀이를 찾아 즐기면 된다.
자기만의 놀이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활력이 넘치고, 심신이
건강하며,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우선 휴대전화를 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인의 하루 휴대전화 사용 시간
은 평균 5시간이다. 국민 4명 중 1명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디지털
단식을 하면 새로운 아날로그 놀이를 찾게 된다.
흙을 만지고, 반려자와 공원을 산책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심신의 회복력을 키우고, 공감 능력을 함양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돕는다. 놀이는 힘이 세다.
본문 이미지: 한겨레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