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단지 기분 탓 아니다…뇌 하수구 막는 중년 뱃살

in #steemzzang7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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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도록 치매 연구의 주인공은 뇌세포 사이에 쌓이는 단백질 찌꺼기
인 ‘아밀로이드 베타’였다. 하지만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수많은 치료제가
실제 인지 기능 개선에서 한계를 보이자, 전 세계 과학계는 이제 치매의
진짜 주범으로 타우 단백질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뇌를 집이라고 생각해 보자. 아밀로이드 베타가 집 안에 방치된 쓰
레기 더미라면, 타우는 집 안에서 조용히 번져나가는 곰팡이와 같다. 쓰레
기가 많다고 집이 무너지진 않지만, 내부에 곰팡이가 번져나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타우는 신경세포 안쪽에 엉겨 붙어 세포를 직접 파괴한다. 더 무서운 건 독
성 단백질의 ‘전염’ 현상이다. 오염된 타우는 마치 전염병처럼 주변의 정상
단백질을 변성시키며 뇌 전체로 퍼져 나간다. 그래서 뇌 안에 생겨난 타우를
제때 빼내지 못하면 이른 시기부터 치매가 조용히 시작될 수 있다.

그동안 학계가 치매 정복에 실패했던 이유는 이 곰팡이, 즉 타우를 막을 방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특히 곰팡이가 번져나가기 전에 이들을 씻어낼 ‘청소
시스템’의 존재를 간과했다. 타우를 청소하는 시스템의 핵심이 바로 뇌 깊
숙한 곳에 자리 잡은 작은 세포들, ‘타니사이트(Tanycyte)’다.

최근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 연구팀은 수송 세포인 타니사이트가 뇌 속
독성 단백질 타우를 뇌척수액에서 혈액으로 실어 나르는 핵심 역할을 한다
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치매 발생 기전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
받는 타니사이트, 이들은 어떤 역할을 하며 이들의 청소를 강화하는 생활 습
관은 무엇일까.

우리 뇌엔 네 개의 빈방이 있다. 이를 뇌실(腦室)이라고 하는데 뻥 뚫린 공
간에 뇌척수액만 가득 채워져 있다. 이 방에서 우리 뇌를 보호하고 노폐물
을 씻어내는 뇌척수액이 만들어진다.

뇌척수액은 뇌 속 하수관을 타고 흐르는 물과 같다. 뇌 속에 있던 노폐물
들은 뇌척수액으로 녹아나온다. 치매를 일으키는 타우 단백질 같은 노폐물
도 뇌척수액 속에 떠다니고 있다.

뇌 속에 수천억 개의 세포가 있지만, 고작 1만~2만 개 정도만 존재하는 극
소수의 희귀 세포가 있다. 바로 시상하부 인근 제3뇌실 바닥에 길게 늘어선
세포인 타니사이트다.

수는 적지만 위치가 절묘하다. 뇌척수액과 혈액 사이를 이어주는 전략적 요충
지에 있다. 타니사이트는 그곳을 지키는 특수한 문지기처럼 행동한다. 그동안
은 혈액에서 뇌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로만 알려져 왔다.

본문 이미지: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