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서 발견된 ‘푸른 털 개들’의 비밀

in #steemzzang1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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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폐(閉)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푸른 털을 지닌
개들이 발견된 것과 관련, 그동안 이 개들이 방사능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추측
이 많이 돌았다.

우크라이나 프리퍄트 인근의 체르노빌 원전(原電)은 1986년 4월 26일, 불량한
원자로 설계와 관리 부실로 인해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재해를 초래했다. 당시
12만 명 이상의 피난민들은 3일 뒤에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들었기에 개
를 집에 두고 떠났다.

체르노빌의 떠돌이 개들을 포획해 예방 접종을 하고 표식을 붙여 관리하는 민간
단체인 ‘체르노빌의 개들(Dogs of Chernobyl)’은 완전히 털이 푸른 빛인 개 세
마리를 사진을 찍었고, 사진은 이 단체를 후원하는 ‘클린 미래 펀드’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 게재됐다.

이후 중성화 시술을 위해 포획된 개들은 체르노빌배제구역(CEZ) 바깥의 방사능
영향을 받지 않은 개들과 비교하는 유전체 연구에서도 자주 언급됐다. 이 개들은
CEZ 밖으로 나올 수 없고, 영양실조ㆍ광견병 노출 등으로 심각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개들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체르노빌 개들이 다른 집단과 유전적 차이를 보이는
것은 확인했다. 그러나 ‘방사능’ 탓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024년의 한 연구
에 따르면, 단순히 ‘유전적 표류(genetic drift)’ 때문일 수도 있다. 외부와 고립
된 집단에서 특정 형질이 우연히 선택되고, 비교 집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달되
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른 털의 개는 어떤 이유에서든 축적된 유전적 변화가 외형에
드러난 결정적 증거가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당시 단체 ‘체르노빌의 개들’
은 “아직 푸른 털을 지닌 개들을 포획하지 못해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것
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 교수이자 ‘체르노빌의 개들’ 과학 고문인
티머시 무소 교수는 이는 방사능 노출과 관련이 없고, 푸른색 털은 가장 ‘개다운’
행동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의 글은 이 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됐다.

이동식 간이화장실(porta-potty)에서 흔히 쓰이는, 푸른색 소독액의 염료를 들었
다. 즉, 이동식 화장실에서 일부 개가 푸른색 소독액과 배설물이 섞여 있는 데서
굴러다닌 탓이라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여러 추측과 달리 이 개들의 파란 털은
방사능에 의한 어떤 돌연변이나 진화적 적응을 보여주는 것이 전혀 아니라고 강조
했다.

본문 이미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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