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노인 100만 시대… “부모 돌보다 억대 빚”
10년 전 만성 백혈병으로, 4년 전엔 뇌경색으로 대학 병원에 입원했다. 3년
남짓한 입원 기간에 간병비만 1억원이 넘게 들었다. 치매까지 오자 요양병원
으로 옮겼다. 지금도 간병비 포함 130만~150만원의 병원비를 내고 있다.
간병은 치료받는 급성기 환자를 병원과 가정에서 돌보는 ‘의료 돌봄’이다.
안정기 환자의 식사·외출을 돕는 ‘생활 돌봄’인 요양과는 다르다. 요양은 국가
지원을 받는다. 반면 환자 생존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간병은 제도권 밖이다.
요양 병원의 연간 입원 환자 수는 35만명이다. 여기에 집에서 가족 간병으로
추정되는 노인 수 71만명을 합치면 100만명이 넘는다. 80세 이상 노인의 절반
에 육박하는 수치다. ‘간병 노인 100만명 시대’에 접어든 초고령 사회에서 간
병은 국가적 문제다.
건보 적용이 안 되는 간병비는 공포다. 요즘 일상어가 된 간병 파산이란 말에
도 이런 공포감이 배어 있다. 간병인은 국가 자격증이 없다. 개인 간병일 때는
월평균 370만원이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월평균 소득(363만원)보다 많다.
월급을 전부 털어도 간병비를 못 댄다.
대학 병원에서 24시간 개인간병은 최소 400만원이다. 하루 14만원에 공휴일
가산까지 한 달에 440만원을 간병비로 썼다. 간병비는 가파르게 올라 물가
상승률의 7배 이상이다. 간병비 지출도 급증해 이미 10조원을 돌파했다.
결국 환자나 가족은 요양 병원을 찾는다. 요양 병원은 간병인 한 명이 4~6명
을 보기 때문에 간병비가 낮아진다. 간병비 부담에 거동을 못 하는 환자를 6인
실로 옮겼다. 머리를 다쳐 수술을 하고, 대학 병원과 재활 병원에서 1년 정도
입원했다. 개인 간병비로만 5000만원 넘게 썼다.
요양 병원으로 옮긴 지금도 간병비를 포함해 매달 병원비로 140만원을 낸다.
적금을 깨고도 모자라 살고 있는 26평 아파트를 내놨다. 간병비 부담에 가족이
집에서 환자를 간병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의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81.4%가 ‘가족’이라고 답했다. ‘개인 간병인’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간병비 부담 완화 방침을 밝히고 올 하반기에 ‘간병비 급여
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시행 시기를 미뤘다. 필요한 재정 및
간병 인력 규모 등을 더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했다.
본문 이미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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