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하루 633㎜ '물폭탄'에 도심 마비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 경남 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남해안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거제에는 사흘 동안 평년 여름철 강수량의 90%가 넘는 비가 내리며 정전과 단수, 도로·학교 침수 등이 이어졌고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거제에 633.2㎜의 비가 내렸다. 1972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하루 강수량이다. 거제의 평년 여름철 강수량이 935.1㎜인 점을 감안하면 사흘 만에 한 철 내릴 비의 95% 이상이 쏟아진 셈이다.
폭우에 대응하기 어려운 새벽 시간에 비가 집중돼 피해가 컸다. 거제에는 오전 1시32분부터 한 시간 동안 124.5㎜, 통영에는 오전 5시11분부터 97.4㎜가 내려 시간당 강수량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 같은 강도의 비는 거제에서는 200년, 통영에선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번 폭우는 태풍 ‘돌핀’에서 약화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남풍이 강하게 유입된 가운데 남해안과 지리산 지형을 만나 비구름이 발달한 결과로 분석됐다. 수온이 27~28도로 높아 바다에서 대기로 공급되는 수증기가 많았던 점도 강수량을 늘렸다.
인명·시설 피해도 거제에 집중됐다. 이날 거제 옥포동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아파트 저층부를 덮쳐 주민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통영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로 주민 1명이 하반신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울산에서는 쓰러진 가로수를 피하려고 택시가 급정거하면서 승객 1명이 다쳤다.
피해 신고는 오전 11시까지 전국에서 838건 접수됐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116가구 159명이 대피했다. 거제와 통영의 교육시설 12곳도 건물이나 운동장이 침수되었다. 생활 기반시설 피해도 이어졌다. 거제에서는 2100여 가구가 정전돼 이날까지 800여 가구의 복구가 끝나지 않았다. 도로 20여 곳이 한때 통제되면서 시내버스 운행과 조선소 근로자 출근에 차질이 빚어졌다.
내일도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남부에 5~30㎜의 비가 더 내리고 남부지방 곳곳에는 소나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본문 이미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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