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 가족까지 벼랑 끝- 돌봄, 개인 아닌 사회적 책임

in #steemzzang1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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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나이 든다는 것은 더이상 축복만은 아니다.
돌봄은 여전히 가족과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다.

거동이 어려워진 어머니의 곁에서 쪽잠으로 생활한 지 3년째, 8년 전부터 관절
이 닳고 변형되기 시작해 집 밖을 나서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파킨슨병 진단
을 받았고 올해는 부정맥까지 겹치면서 누워있는 게 일상이 됐다.

노인요양시설 입소도 가능하지만 어머니를 집에서 돌보고 있다. 혈압은 하루에
도 몇 차례씩 출렁인다. 수시로 혈압계를 대다 보면 2~3시간 깊이 잠드는 건
꿈같은 일이다. 가끔 너무 힘들면 ‘시설로 보내겠다’고 말로는 으름장을 놓는다.
어머니가 질색을 하신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남편을 간병 중 재활에 매진하던 남편으로부터 차도가 없
다. 그만하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좌절감을 겪었다.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
진 것 같았다. 생각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첫번째 시도가 무위에 그치자
결국 남편을 살해한 뒤 다시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발견
됐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모아둔 돈을 치료비로 쏟아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은
행 대출까지 받아 치료에 매달렸으나 의사로부터 더는 약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사라진 희망 앞에서 결심했다. 홀로 남겨질 아내를 떠올리며 아내를 먼저 하늘
나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아내를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가족에게 전가된 돌봄 부담이 ‘간병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환자가 가족에
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자살하는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사회적 비극을 막기 위해 기초 지자체를 중심으로 돌봄 지원을 통합, 연
계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전국 229개 지자체가 시범사업에 참여했지만 현장
에서는 인력과 제도적 한계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재택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의료진은 사업 초기 진료의뢰서가 없다는 이유로 건
강보험공단이 500만원의 급여삭감과 2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했다. 선의로 한
진료가 규정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벌 받는 현실을 납득하기 어렵다.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돌보는 간호사들의 부담도 크다. 한 돌봄센터 간호사는 환
자로부터 연락이 오면 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수가는 월 5회 방문으로 제한
돼 있다. 제도적 보완이 환자에게도, 의료진에게도 필요하다.

본문 이미지: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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