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주 72시간씩 일했는데, 고작 140만원
전도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하므로 교회가 퇴직금과 근로시간에 해당
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례금 명목의 고정급도 실질
적인 근로의 대가로 판단했다. 새벽운전, 심방 등 구체적 업무 지시가 핵심 근거
가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전 전도사가 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6800만
원 규모의 임금 청구 항소심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1심에 이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로 채용됐다. 채용담임목사의 선교 방침에 순복하고,
어떠한 임무가 부여되더라도 따르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 사명감을 안
고 시작한 생활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일과는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8시 20분에 출근
해 오후 6시까지 근무했고, 일요일에는 새벽 6시 30분부터 해가 질 때까지 교회에
머물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새벽기도회에 참석하
는 신도들을 위해 차량을 운전했다. 월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쉼 없는 일정이 주
72시간에 달했다.
하지만 대가로 받은 돈은 사례금 명목의 월 100만 원 남짓이었다. 6년이 흐른 20
18년 퇴직 직전에도 그가 받은 월 사례금은 140만 원에 불과했다. 2018년 6월 교
회를 떠났고, 미지급된 연장,야간, 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 등 6870만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동새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담임목사의지시에 따라 담당 교구를 배정받았고, 예배와 기도회 참석 외
에도 차량 운전, 교구 관리 자료 작성, 신도 관리 등 교회 행정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매주 주간 사역 보고서를 통해 심방 내용과 전화 상담 등을 상세히
보고한 점은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증거라고 밝혔다.
법원은 서약서에 기재 된 연봉제 표현과 겸직 금지 조항을 근거로 생계수단인 근로
의 대가로 봤다. 심지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에 직장
가입자로 가입, 근로자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근로를 제
공했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종교적 교리나 종교의 자유에 의해 판단이 달라지는
영역이 아님을 짚었다.
이에 따라 교회가 미지급 임금 4924만 원, 연차수당 226만 원, 퇴직금 1722만 원 등
총 6873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전도사 퇴사 시 전별금조로 지급한 600만원도
퇴직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교회 담임목사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의 형사 처벌을 확정받기도 했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종교 단체는 전도사나 부교역자의 활동을 노동이 아닌 희생과
봉사로 여겨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해 온 측면이 있다. 법원은 형식적인 서약서
나 종교적 교리보다 실질적인 종속 관계에 주목했다.
본문 이미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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