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는 제사가 아니다”…설날 아침엔 차례상 차려야

in #steemzzang1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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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오는 가운데 차례와 제사라는 용어를 구별하지 않고 혼용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설날 아침에 차례상을 차려야 한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조선 선비들은 차례를 '예'(禮)라고 했다. 안동 광산김씨 계암 김령이 1603년부터 1641년까지 쓴 일기 '계암일록'(溪巖日錄)에는 1월1일의 차례를 천례(薦禮), 헌례(獻禮), 작례(酌禮), 삭제(朔祭)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해 초하루에 술과 음식을 올린다는 뜻이다.

주자가례에도 차례는 제례편이 아니라 일상의 예에 포함돼 있다. 별도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초에 행하는 사당 참배 일종으로 설명하고 있다. 차례는 조상에게 해가 바뀌었음을 알리는 의식(禮)이다. 또 모든 조상을 대상으로 하기에 저승에서 혼령을 모셔 오는 절차를 행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두운 밤이 아니라 밝은 아침에 지낸다.

반면 제사는 늦은 밤에 지낸다.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기일에 지내는 것으로, 저승에서 고인을 모셔 와서 정성껏 장만한 음식을 대접한다. 이때 혼령이 이동하기 편하도록 캄캄한 밤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주자가례 차례상에는 술과 차, 제철 과일을 담은 접시가 그려져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차를 마시는 습속이 없기에 차는 생략하고 있다. 과일의 숫자
도 정해진 규칙 없이 형편에 맞게 준비하게 돼 있다. 이에 비해 지금의 차례상은 제사상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성대하게 차린다. 효를 중시하는 한국인 정서로 인해 음식을 많이 장만하는 것을 조상에 대한 정성의 표현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안동 의성김씨 서산 김흥락이 1852년에 쓴 '가제의'(家祭儀) 차례상에는 술, 떡, 국수(만두), 육적, 탕 2종, 과일 4종이 그려져 있다. '주자가례'보다는
많은 편이지만, 오늘날 차례상과 비교하면 매우 간소하다. 마찬가지로 안동 진성이씨 퇴계종가 차례상은 술, 떡국, 명태전, 북어, 과일 한 접시로 구성돼 있다. 이들 모두 '주자가례'에 명시된 규범을 최대한 지키면서 한국적 정서를 적절히 반영시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명절 스트레스, 명절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설과 추석 전후가 되면 명절 스트레스를 하소연이 넘쳐난다. 대부분
음식 장만으로 인한 피로감 호소다. 특히 오늘날 차례상은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라는 이유로 제사상보다 오히려 성대하게 차리는 편이다. 이처럼 차례 음식과 명절 음식을 동시에 장만하다 보니 이중삼중 고통을 겪기도 한다.

설 차례는 새해를 맞이해 조상들에게 올리는 일종의 안부 인사라며 예(禮)라는 것은 너무 모자라도 너무 넘쳐나도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차례상을
명절 밥상에 그대로 올릴 수 있는 음식으로 차릴 것을 권장한다.

본문 이미지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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