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말 16

in #stimcity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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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고 안 모이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는 태어나서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적이라는 개념을 먼저 배우죠. 제가 어렸을 때는 북한이 아주 흉측한 적이었어요. 조금 자라니까 옆의 친구가 내가 눌러야 할 경쟁자이자 적이 됐죠. 그렇게 우리는 일상적으로 나의 적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는 게 이상한 일이 되지 않죠. 손님이 식당이나 백화점 점원을 마구 대하는 것도 아주 흔한 일이죠. 그들은 단지 서로 하는 일이 다른 게 아니라 판매와 구매자의 입장에 서면 당연히 귀족과 하인으로 신분이 규정됩니다. 그것 역시 충분한 사회적 거리를 만들어주죠. 그걸 한국어로 갑질이라고 불러요.”

_ [20세기소년 추방史] #22 갑질 中 / @twentycentury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