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일지 2

in #stimcity2 years ago (edited)

둘 째 날도 어김없이 10분을 늦었고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바로 오르막길로 올랐다. 어제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열등반 학생은 할머니 둘과 나 포함 셋이었으나 오늘은 첫 날 교육에 오지 못한 사람들까지 비탈길이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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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자료 안전한 자전거 생활에 따르자면 경사진 곳에서 핸들을 잡고 내려가면서 균형을 잡는 것이 자전거 타기의 시작이다. 첫 수업 내내 했던 거다. 바닥에서 발을 떼고 내리막에서 가속이 붙으면 꽤나 자전거를 타고있는 기분이 들어 설렌다. 그러다 또 어김없이 급해요 급해. 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1단계를 마스터하고는 난 급 자만감이 생겨 쉬는 시간에 춘자에게 예감이 좋다는 김칫국 카톡까지 했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는 적당히 균형을 잡으면 한발을 페달에 올리고 균형을 잡는 단계를 연습했다. 핸들을 움직이며 균형은 잡지만 확실히 멀리가지 않고 자꾸만 한쪽으로 치우치며 꺾여서 첫 단계보다 재밌지가 않다. 이 단계를 진짜 오래 반복했는데 전혀 발전이 느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가능성에 가까워 보이지 않았다. 그 때쯤 교육 초반에 자신이 오늘 수업에 처음 왔으며, 몸치라고 밝힌 여자가 환호성을 질렀다. 페달링에 성공해 꽤 많이 앞으로 전진한 것. 내가 이틀간 버벅거릴 때 서너명의 코치들이 내 자전거를 잡아준 적은 커녕 아무도 조언을 해준 적도 없었다. 그런데 그 여자에게는 몇 십분이나 붙어 코치를 하더니 결국 성공을 한 모습에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전혀 나아지지 않는 내 쳇바퀴에 대체 내가 뭐하나 싶은 자괴감과 바람이 불어 월요일보단 나았지만 더운 날씨와 계속된 코치들의 방관에 짜증이 솟구쳐 순간 빽 소리 질렀다

아 싯팔...졸라 안되네.

분노의 욕을 싸지르자 정확히 몇 분 뒤 코치가 내 자세를 봐줬다. 자전거가 내리막길을 내려와 멈추려 할 때 페달에 올린 발 말고 나머지 발로 구르다가 페달에 올려 돌려보란 코치의 말에 나머지 한 발을 구르기 시작했고 앞이 꽉 막혀 컴컴했던 내 자전거 인생에 빛이 새어 들어온건 아니지만 돌파구가 되었다. 발 하나 올리고 균형 잡다가 끝나기 바로 직전에 두 발 딱 한 번 올리고 양발 페달 한 번 밟고 균형 잃고 이 날 교육은 끝났다. 십분만...십분만 있었으면...탔을텐데...난 아쉬움에 자전거를 반납하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