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늦잠/cjsdns
늦잠을 잤다.
깨어보니 혼자 떠드는 스마트폰이 형제의 우애를 이야기하고 있다.
읽어주는 책이 성실하게 읽어주는구나 생각하며 스마트폰 왼쪽상단에 있는 시간을 보니 2시 몇 분이다.
마음속에 화장실 다녀와서 두서너 시간 더 자도 되겠네 생각하며 일어나 화장실 다녀와 보니 운동을 나가려 잔뜩 치장한 아내가 운동 안가 하는데 어이가 없다.
아니 이 사람이 한밤중인 이 시간에 어디를 간다고 하는 생각에 지금 두시야 하니 아내 왈 두시는 무슨 두시, 일곱 시가 넘었구먼 한다.
뭔소리리야 싶어 시간을 확인하니 2시 10분이 아니라 7시 10분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싶어 따듯한 잠자리 생각은 날아가고 부지런히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
먼저 나온 아내는 어디쯤 걷고 있는지 시계탑도 느티나무도 청춘 공원에도 없다.
혹시 운동장에 갔나 싶어 와 보니 운동장에도 없다.
아무래도 자전거 도로를 걸으러 갔나 보다.
영하 10도이기에 춥다고 생각하고 잔뜩 껴입고 나왔는데 갑갑하다.
이 정도 추위는 추위도 아니라는 듯 갑갑증이 나며 후덥지근 열이 올라온다.
언덕 위에 있는 공설 운동장을 바삐 걸어온 이유도 있지만 며칠 전부터 봄기운이 느껴져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아니면 할 일이 많은 말일 날 늦잠을 자서 허둥대다 보니 둔한 옷차림이 갑갑증을 유발했는지도 모른다.
두툼한 외투를 벗어 놓고 걸어도 추운 줄 모르겠다.
벌써 몸이 겨울과 이별하고 봄에 적응하려 이러나 싶기도 한데 부는 바람 속을 들여다보면 확실히 얼마 전과 다르긴 하다는 느낌이다.
나는 할 일 많은 말일날 늦잠 자고 허둥대는데 여러분들은 아니 그렇겠지요.
다른 때는 모르겠는데 오늘은 까마귀 울음소리가 너 늦잠 잤지 하며 놀리는 거 같으니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입니다.
스티미언 여러분
2023년 첫 달 마무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3/01/31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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