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구불구불 밭두렁을 타고
불길처럼 조팝꽃이 타오른다
구부정한 아버지가 밭을 갈다
늙은 소 풀을 뜯기고
구름머리를 빠져나온 해가 빙긋 웃었다
조팝꽃 필 때 밭부침을 하면
풍년 든다는 말이
막걸리 잔 가득 찰랑거리고
달무리처럼 두레반상에 둘러앉아
양볼이 다보록해지는 날이 꽃무리에서 피어오른다
조팝나무 꽃/ 백승훈
산밭머리
돌각담 위에 핀
조팝나무 꽃을 보면
어머니의
흰 쌀밥 생각이 난다
새참을 이고
봄들판을 건너온 어머니가
풀밭 위에
정성으로 차려놓은
고봉밥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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