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맥이 빠져 버렸나? 평범해지지 말자.
20171011
평생을 조직 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회사에서 적응하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 왜 그럴까? 내가 이상으로 생각했던 것과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실 속의 조직을 보면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아마 젊은 사람들이 회사에 취직해서 조금만 있다 보면 금방 느끼는 것일 것이다.
성공적으로 승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무난하다는 평을 들으며 모험을 하지 않는다. 어떤 사안에 대해 목숨 걸고 이것이 옳다 저것이 틀리다고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다. 대세에 그냥 따라간다.
통상 약삭빠르고 아부나 잘하고 아랫사람들 알기를 발가락 사이의 때만큼이나 아는 사람들이 성공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올라가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들은 승진에서 탈락한다. 회사에 들어가서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들은 능력이 탁월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사람들이다. 윗사람들에게 직언을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윗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인 경우가 많다.
재미있는 것은 윗사람들이 부담스럽게 느끼기 시작하면 그런 분위기가 조직전반에 확산된다는 것이다. 동료들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 능력있는 선배는 서서히 왕따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후배들도 왕년의 능력자와 이야기 하는 것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능력자들은 거기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승진에서 탈락해서 물러난다. 아니면 다시 심기일전해서 능력자에서 무능력자로 스스로 전향한다. 조직에 적응을 한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총기와 통찰력을 버린다. 아부와 무신경으로 무장한 채 봉급 받아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서 적응한다.
그런 적응이 조금만 지속되면 무지하게 편하게 느껴진다. 자신도 모르게 욕하던 상사처럼 닮아간다. 그런 사람 정말 많이 보았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행정고시 사법고시보고 세상을 자기가 다 고칠 것 같이 패기 넘치던 친구들이 5년 지나고 10년이 지나면 어쩌면 그렇게 자기가 욕하던 사람과 똑 같아지는지 놀라울 정도다.
평생 조직생활을 하면서 보았던 경우였다. 참 이상했다. 왜 통찰력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은 도태될까? 왜 능력도 없고 소신도 없는 사람들이 우두머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왜 무난한 사람들이 주름잡을까?
무난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조직은 대부분 평균이하의 성과를 낸다. 그런 사람들을 결코 실험적이거나 첨단을 지향하지 않는다. 잘하는 것보다 잘못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릴 때는 신문에서 욕먹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사람이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 사람이 누구랑 부딪쳐서 저런 꼴을 당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도전적이거나 뭔가 실험적인 것을 하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쇠고랑 차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그냥 두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모습으로 변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내 친구들은 1980년대 조중반에 대학을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진출했다. ROTC로 장교생활을 한 친구들은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이런 곳에 많이 취업을 했다. 그리곤 전세계를 누볐다. 내 친구 중의 하나는 사우디에 여자들 스타킹 팔러 다녔고 유럽에 콘돔을 팔러 다녔다. 그 때 그는 자신감에 차서 세계가 자기 손안에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우리 때는 행정고시나 사법고시같은 것은 쳐주었지만 다는 공무원 같은 것은 하려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기업에 들어가 산업역군이 되어 전세계를 누비는 것이 로망이었다. 회사에서 단순하게 승진하고 먹고사는 것 정도로는 성차하지 않았다.
한세대가 채 지나기도 전에 그런 분위기는 사라지고 말았다. 1980년대를 암울한 독재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그때 우리 사회는 역동적인 도전정신이 있었다. 매일 데모가 거리를 휩쓸고 있었지만 전 세계로 뛰어다니는 산업전사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도전정신이 사라져 버렸다.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과 한 세대 전에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나라가 불과 한 세대 만에 가장 수동적인 나라가 되어 버렸다.
왜 이런 지경이 되어버렸을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치가 잘못 되었을 수도 있고 기업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다. 특히 혁신을 통한 성장보다는 외형적인 팽창만을 추구하는 재벌 2세와 3세의 문제도 있다. 재벌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지만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또 신자유주의라는 사조에 따른 국제적인 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통사람들이 본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평범한 삶을 거부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저 무난하고 사람 좋다는 평만으로 우리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갈 수 없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도전적이고 때로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야 나라가 살고 우리도 산다. 무난한 사람들을 쫓아내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다.
좀 특별해지려고 노력하고 좀 특별하게 살자. 평범을 거부하자.
특별해지고자합니다. 그래서 때를 기다립니다. 무모한 도전(?)을할정도로 용감하진 않아서...곧때가 오는 듯 합니다. (Oldstone님 글을 보니 하고싶었던 얘기를 잘 정리해놓으신것같아요. 역시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재능인가보ㅏ요.혹은 아직은 제가 제대로생각이 정립이 안되서..?)
저도 아직 멀었습니다
좋은 친구. 당신의 좋은 의견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oldstone
@oldstone, nice written,,, UPVOTE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어느 종교인의 말이 떠오르네요.
"인간이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그리고 물건이란 사용되어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세상이 혼돈 속에 빠진 이유는, 물건이 사랑을 받고 있고, 사람들이 사용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승전돈 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결국 돈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 시스탬의 부작용 또는 병폐가 아닌가 싶습니다.
돈 보다는 분위기때문 아닐까요
평범을 거부하자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무난해지고 점점 무디어 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스팀잇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은 변화를 기대하기에 이렇게 바삐 움직이시는 것 같구요.
스팀잇을 하면서 활력을 많이 얻게 됩니다.
네 그건 저도 그러네요
안녕하세요 올드스톤님, 저도 평생은 아니지만 오랜 회사생활을하고 나서 이주를 했습니다. 말씀 하신 부분이 엄청 공감 되네요. 한때는 회사 내에서도 저도 그런 분들과 함께 싸워도 보았지만 결국은 실패를 하게 됩니다. 저도 나서는 걸 싫어하는 입장이었지만 결혼 직후 회사를 살려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노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열심히 싸워봤던 것 같습니다. 지금 여기 와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평범하게 살았으면 지금 제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참 궁금하기도 합니다. 우리사주라는 걸 처음 받고 처음 주식을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도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사 주식은 상장도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다행인 것은 망하지 않았다는 건데.. 그냥 평범하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인간은 광인 취급하며, 자신과 같은 목줄을 채우고 싶어하는 이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수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지요
정말 그랬습니다
가진게 없었어도 그랬지요
hooo ^^
가오가 있었지요
그때는
어떻게 보면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삶"을 사는 것인데
남들이 가는 길, 사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회가 만들어진 것이 안타깝고속상할 뿐입니다..ㅠㅠ
이제는 그런 분위기 깨야지요
這太棒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