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기록

in #avle-poollast month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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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다른 나무들과 함께 아파트 단지 터줏대감의 심하게 잘려나간 가지 때문에 걱정했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10일 전보다 느티나무의 싹들이 제법 솟아 나왔다. 매년 봄이 왕성해진 곡우 즈음 잘려나가기 전 가지에서 돋아난 싹의 연두빛 자태가 아담하고 좋았는데 전지 된 나무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무에 깃들었던 요정이 끝내 떠나가지 않은 것 같아서 안심이다.

25여년 전 직장의 상사와 불화가 몹시 심하였는데 다 지나간 일이지만 그때 받은 앙금이 아직도 삭혀지지 않았는지 무의식의 반영으로 그 분과 얽힌 불편한 상황이 재현 되는 꿈을 어쩌다 한 번 씩 꾸곤 한다. 깨고 나선 안도의 한 숨을 쉬고 헛웃음을 치는데 나는 왜 자각몽이 안되지? 씁쓸할 때가 많다. 자유인이 된지 오래지만 과거 머슴 살이 족쇄가 심하게 새겨졌던 탓인지 개꿈을 꾼 뒤로 머리가 하루 종일 무거웠다.

꿈과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없긴 하다. 어차피 현실도 꿈이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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