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09 기록
크진 않지만 우리 아파트 단지 옆으로 아담하게 조성된 산책 길의 초입 돌계단에 붉은 단풍 나무가 내려놓은 붉은 빛 낙엽은 바닥에 제멋대로 깔린 듯 정돈 된 느낌이다. 작년부터 이 진분홍 보랏빛에 마음이 확 끌렸다. 앞으로 매년 이맘때가 되면 기다릴 것이다. 새빨갛지 않은 잡색은 순수함을 잃었다기 보다 완숙한데 한창 추워지면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은은하게 되비칠때 매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점점 말라비틀어지면서 빛바랜 쪼글이가 되어버린다.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 동료의 짙은 립스틱 색을 닮았다. 그녀가 술을 마시다 갑자기 나에게 입맞춤 하였을 때 황홀했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녀는 나에게 몹시 차갑게 섹시하고 다가설 수 없도록 고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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