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리뷰] 지친 삶 속의 휴식 같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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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갈수록 지친다. 인간관계, 공해, 소음, 반복되는 일상 등 많은 것들이 자신을 지치게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휴식을 찾는다. 각자의 방법으로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친구들을 만나며 힐링을 한다. 그 중 가장 간단하게 힐링하는 법이 있다. 바로 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 것이다. 머리 속을 비우고, 그저 멍하니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어느새 긴 휴식을 한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현재 생활에 지치거나 혹은 외로운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본다.




줄거리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홀로 서울로 상경하여 임용고시를 준비하였지만, 임용고시를 탈락하면서 서울생활의 모든 것을 잠시 내려두고 돌아왔다. 그리고 고향에서 죽마고우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을 만난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수능이 끝난 직후 갑자기 집을 떠난 어머니의 빈자리가 커 보이는 집 안을 죽마고우 친구들이 따듯한 온기로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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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 머무르다 갈 생각이었던 혜원(김태리)은 어느새 1년을 머무르며, 직접 작물을 심고 재배하여 음식을 해먹는다. 그리고 혜원은 고향에 돌아온 이유, 어머니가 떠난 이유를 깨닫고, 과거의 상처들을 치유하며 또 한 번 새로운 봄맞이를 준비한다.




영화개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원작 자체도 훌륭하여 일본에서도 1,2편으로 나누어 영화화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잘 알려진 임순례 감독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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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일본판(1,2편통합) / 한국판>


원작이 일본만화이다 보니, 시나리오나 카메라 구도 등에 일본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원작을 바탕으로 일본영화 기법과 한국의 정서에서 힐링을 위한 재료들만 쏙쏙 뽑아 절묘하게 녹여놓았다 생각된다. 특히 주연 세 배우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의 케미는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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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사계절


제작진은 대한민국의 사계절을 보여주기 위해 세트장이나 CG를 활용하지 않았다. 실제 대한민국 시골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촬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1년동안 촬영이 진행되었으며, 봄/여름/가을/겨울에 걸쳐 4번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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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텃밭의 고추, 감자, 토마토 등은 물론, 논의 벼까지 스탭들이 직접 심고 기르며 농사를 지었을 만큼, 한국의 사계절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영화이다. 그만큼 영화 속의 사계절은 순수하면서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 곳으로 떠나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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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내려왔어”


저 대사는 영화 초반에 왜 내려왔냐는 친구에게 건낸 혜원(김태리)의 첫마디이다. 혜원(김태리)은 서울에 홀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매일 먹는 인스턴트 음식과 알바 중에 급하게 먹는 간편식, 길거리에서 먹는 컵밥들은 혜원을 항상 허기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홀로 타지에서 보이지 않는 꿈을 쫓는 혜원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허기져 있었을 것이다. 혜원은 정말 배가 고파서, 아니 몸과 마음이 허기져서 고향에 내려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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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돌아온 주인공답게 영화 속에서 많은 음식들을 해먹는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 속의 음식들은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요소만은 아니었다. 어머니의 레시피를 따라하며 어머니와의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친구 은숙과 싸운 후에는 사과의 뜻으로 ‘브륄레’를 만들어 선물로 준다. 고모는 어린 자식을 내버려두고 집을 떠난 어머니 대신 혜원(김태리)에게 따듯한 집밥을 대접하고, 직접 담근 막걸리로 친구들과의 첫 술자리를 맞이하며 친구의 멋진 생각을 듣기도 한다. 이렇듯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은 단순히 ‘입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영화 속의 음식은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이어나가는 매개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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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혜원(김태리)은 자신의 허기진 몸과 마음을 추스린다. 그리고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도 영화 속 다양한 음식들을 통해 마음의 허기를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긴장감이 없다. 그래서 좋다.


《리틀 포레스트》는 영화 속 장면 하나 하나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영화 속 풍경도 힐링이고, 죽마고우 세 친구가 노는 모습도 힐링이고, 음식 만드는 소리, 눈 밟는 소리, 바람 소리, 김태리, 빗소리, 풀벌레 소리 모든 것이 다 힐링이었다. 자극적인 장면이나 쓸데없는 긴장감도 없다. 불편한 치정이나 러브라인도 없다. 비록 은숙이 재하를 좋아하고, 혜원을 질투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그 귀여운 맛에 힐링이 된다. 멍하니 영화를 보고만 있는다면 대 놓고 힐링할 수 있는 영화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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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가 국내 스크린을 잠식하고 있는 요즘, 편안하게 잠시 숨 쉴 곳을 마련해 주는 ‘작은 숲’ 같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나도 리뷰를 쓰기위해 영화를 다시 본 덕분에, 간만에 좋은 휴식 한 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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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바람 솔솔 대청마루에 앉아
선풍기 틀어놓고
멍하니, 아무생각 없이,
시원한 콩국수 한그릇.
이런게 진정한 힐링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 별점 및 한줄평 》


별점 : ★★★★

본격 퇴사&귀농 권장 영화

안마의자보다 편안한 영화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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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붕위에 아가씨랑 같이 한 평생 쉬고싶네요 ^^

이런ㅎㅎ 경쟁자가 나타나셨군요ㅋㅋㅋ
진짜 영화속에서 김태리 너무 사랑스럽게 나옵니다ㅎㅎ 보시고 힐링하세요ㅎㅎ

저는이러케는몬삽니더!

ㅋㅋㅋㅋ 나도 저렇게 살고 싶긴 한데 딱 1~2달만!! ㅎㅎ
1년은 너무 길어ㅎㅎㅎ

역시 도시남!

너무 사랑스러운 영화를 사랑스럽게 리뷰를 잘했네
진짜 힐링 영화였고 여운이 오래 남아서 나도 혼자 음식 열심히 해먹었지 ㅋ

그건 내가 사랑스러워서 그런거야 'ㅡ' ㅎㅎㅎ 크크큭

먹거리도 먹거리지만 황금벼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한편으론, 젊은 여자 혼자서 저렇게 사는 게 안전할까하는 현실적인 생각도 계속 들었네요. 시골이 더 위험할 것 같다는…

아 그렇네요ㅎㅎ 아름다운 풍경 속에 그런 우려도 있긴 하겠어요 'ㅡ' ㅋㅋㅋ
정말 현실적인 걱정이십니다ㅎㅎ

원작이 만화였군요~ 궁금하네요
일본판도 한국판도 각각의 매력의 있었어요. 전 둘 다 좋더라구요~
영화보고 아까시 꽃 튀김을 먹어보고 싶어졌어요 ^^

둘 다 잔잔하니 힐링하기 딱 좋은 영화같아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영화를 통해서 꽃을 저렇게 통째로 튀겨 먹는 걸 처음 봣서 되게 신선했어요 'ㅡ' ㅋㅋㅋ

진짜 힐링영화에요!!

맞아요! 말 그대로 힐링영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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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감사합니다 오치님!! :D ㅎㅎ

이렇게 정성스럽게 찍은 영화인지 몰랐어요.

이렇게 정성스럽게 찍었기 때문에 고요하면서 아름다운 풍경들이 잘 담긴 것 같아요!! ㅎㅎ

고향이 있다는게.. 이렇게 허기질 때 돌아갈 곳이 있다는거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영화였어요..
김태리 넘 좋아요~

맞아요ㅎㅎ 고향은 몸과 마음의 허기짐을 달래주는 안식처 같은 곳 같아요 'ㅡ' ㅎㅎㅎ
근데 저의 고향은 서울...ㅋ

그냥 존재하는것만으로도 기쁜일인거같습니다.
이 영화는 존재자체가 힐링이었습니다.

영화만 봤을 뿐인데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어요ㅎㅎ
'존재 자체가 힐링' ㅎㅎ 맞는 말 같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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