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작가를 발굴한 천재 편집자, 지니어스 [Genius]

in #aaa5 years ago (edited)

지니어스 (2016)

Genius
평점7.7/10
드라마
미국, 영국
2017.04.13 개봉
104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마이클 그랜디지
(주연) 콜린 퍼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길들이고
스콧 피츠제럴드를 조력한 최고의 편집자 맥스 퍼킨스,
야수 같은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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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깔끔하게 타이핑된 원고에 과감하게 빨간 줄을 좍좍~ 긋고 필요 없는 문장과 단어를 골라내고 있는 콜린퍼스가 등장하는데 그가 교정중인 원고는 바로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대박~ 감히(?!) 헤밍웨이의 문장을 쳐내는 사람이라니 그 사실만으로 전율이 이는 것 같다. 콜린퍼스가 연기하는 편집자 맥스 퍼킨스는 헤밍웨이와 스콧 핏제랄드(위대한 개츠비)를 발굴해 어쩌면 영원히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명작들을 출판한 편집자라고 한다.

그런 퍼킨스에게 동료직원이 두툼한 원고를 전해준다.
이미 뉴욕의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는데 문장이 독특하다며 꼭 읽어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퇴근길 통근기차에서 원고를 펼치자 마자 문장에 빠져들어 단숨에 읽어 내려가고 곧장 출판을 결정하는데,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토마스 울프의 '천사여, 고향을 보라'라는 책이다


Look Homeward, Angel (천사여, 고향을 보라), 토마스 울프

사실 토마스 울프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다;; 영화를 보고 검색해보니 영미문학 전공자들이 대학에서 배우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것 같다. 아마 책을 많이 읽는 분들에게도 익숙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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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울프(주드 로)는 재능만큼이나 열정이 넘치는 작가였던 것 같다.
'천사여, 고향을 보라'는 출판과 함께 베스트 셀러가 되고 그는 곧 두 번째 책(때와 흐름에 관하여, Of Time and the River)의 원고를 가져오는데 무려 5000페이지에 달한다. 각각의 문장들은 모두 아름답지만 너무 장황해서 이대로는 출판 불가! 2년 이상 둘은 편집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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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는 문장이 잘려나갈 때마다 괴로워하고 맥스와 치열하게 논쟁하며 하나하나의 문장이 다듬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렇게 하나의 문장이 완성될 때마다 두 사람(맥스 퍼킨스와 토마스 울프)의 희열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고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사실 편집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는데 영화를 보니 작가의 글 쓰기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편집과정인 듯 하다.

당신 같은 편집자를 만난다면 '전쟁과 평화'도 '전쟁'에 멈추었을 것

이라며 비난하는 토마스에게

어쩌면 초고가 가장 훌륭한 책이 될 수도 있는데 정말 전쟁과 평화를 전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진 않은지 항상 두렵다

고 답하는 모습에서 편집자의 고뇌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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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후 자기도취에 빠져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넘치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천재작가가 유일하게 고개를 숙이는 단 한 사람 맥스 퍼킨스! 그는 울프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작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긴 문장이 산처럼 쌓인 책에서 이 장면을 어떻게 차별화시킬 것인가?

간결함

개인적으로 사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고 재능도 없지만,,,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어 트리플 A에 리뷰를 쓰며 글쓰기 연습을 해보고 있는데, 이 시퀀스에서 둘의 대화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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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외에도 헤밍웨이와 핏제럴드의 삶도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는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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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에 기반한 두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 더구나 책에 대한 이야기라 영화적으로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어쩌면 약간 지루할 수 도 있겠는데 개인적으론 주제에 집중하는 담백함이 좋았다.

책을 많이 읽었다면 이들의 책과 문학에 대한 대화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을 텐데 독서가 많이 부족함을 실감했다
그래도 천재들의 대화를 엿듣고 잠시나마 문학적 허영심을 충족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듯 하다 ^^;;

좋은 문장과 대사가 많았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대공황의 시기,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아무도 읽지 않을 시시한 글을 쓴다며 고민하는 울프에게 맥스가 작가의 역할을 상기시켜주는 장면이다.

선사시대에 동굴에서 생활하며 모닥불에 의지하고 밖에선 울부짖는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 누군가 들려주기 시작한 이야기로 인해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존재, 그 누군가가 바로 작가이다

언젠간 그의 책을 읽고 난 후 다시 한 번 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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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노력으로 멋진 결과가 나온거네요 ^^

네 편집자가 의외로 큰 역할을 했더라구요 ^^

멋진 리뷰 잘 봤습니다 ~ 기억해뒀다가 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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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글 쓰시는 분이라 더 재미있게 보실 것 같아요 ^^

여러 분야의 숨은 조력자들 정말 멋진거 같아요. ^^

유명인뿐 아니라 이런 조력자에 대한 영화도 참 매력적인것 같아요 ^^

전혀 모르는 내용을 분석을 잘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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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헷~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
감사합니다~ ^^

재미있겠는데요??
찾아봐야겠어요.^^

책을 좋아하시고 글쓰기도 좋아하셔서 gghite님도
더 재미있게 보실 것 같습니다~ ^^

새삼 편집의 힘이 느껴지네요.^^

정말요~ 이정도인지 몰랐었어요 ^^

와 이런 영화가 있었나요.
정말 보고 싶네요.
연기가 후덜덜 할 듯 ㅎ
보팅유발자 9회 남기고 갑니다^^

특히 주드 로의 광기어린 연기가 대단했습니다~
hodolbak님도 글 쓰기 좋아하셔서 아마 저보다 더 재미있게 보실 것 같습니다 ^^

뭐죠 이 멋진 리뷰는.. ㄷㄷ
이 영화 꼭 보겠습니다 !!

장황하게 긴데 내용은 없어요ㅎㅎ;; ^^

열정은 언제나 아름답지요

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멋진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