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05 기록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뒤집어서 말하면 아는 게 병이다. 그렇다고 두 표현이 부정 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부정되는 것이고 부분적으로 긍정하는 것이다. 언어의 속성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원인으로서 알든 모르든 그것이 결과로서 약도 될 수 있고 병도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쪽이 진리가 되면 다른 쪽이 진리가 아닌 것 같지만 진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불교 인식론에서 사구부정(四句否定)이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 있다. 혹은 이거다.
- 없다. 혹은 이것이 아니다.
-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혹은 이것이기도 하고 이것이 아니기도 하다.
- 있지 않은 것도 아니고 없지 않은 것도 아니다. 혹은 이것이 아닌 것도 아니고 이니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게 웬 말장난인가 생각도 되지만 주어와 술어를 독립해서 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나 이거 아니면 저것으로 분리해서 생각하는데 익숙하다.우선 분리하여 구분하여 인식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진리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사구부정의 목적이다. 어느 하나를 꼭 집어서 진리를 취사 선택하는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비이원론에서 부정은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서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회색론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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