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처럼 늦은 밤

in #avle-pool15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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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방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며 이런 기분 들 때,

오 그처럼 늦은 밤에 집으로 간다. 짝사랑에 빠져 실연 당한 채 입맞춤의 기쁨 한 번 맛보지 못하고 허연 널따란 하늘 속으로 올려다본다. 오리온 성좌가 슬프게 땅을 향해 뒷걸음질 치는 양을! 이제 집에 오니 등불과 침상이 맞아준다. 기만 당한 채 외롭게 몸을 누이고 무거운 소망으로 이리저리 뒤척이며 부질 없이 잠을, 꿈을, 위안을 갈망해 본다. 탕진해버린 삶에 대한 슬픔에 가득 차 추억의 갱도를 파 헤집는다. 그리고 깨닫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위안이란, 살아야만 하는 데엔 죽어도 된다는 게 필수적이라는 것을!
 
오 그처럼 늦은 밤에

마지막 구절이 무슨 의미였을지 여러 번 생각해본다.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시작하며 | 헤세의 연금술 | 뻐꾸기 소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 인내심 놀이 | 노인의 향기 | 50세 헤세의 유머 | 헤세가 죽기 전 날 밤 썼던 시 | 바람 결의 감촉 | 다시 시작하는 가을 몸맞이 | 내몸 아닌 내몸 같은 | 색채보다 감촉 | 닮은 꼴의 헤세와 융 | 방외 화가 두 사람의 풍경화 | 헤세가 사랑한 음악 1 | 헤세 정신의 곳간 | 요즈음 젊은 것들은...과 변화에 발맞추기 | 하리 할러의 꿈을 분석하며 (황야의 이리1) | 헤세의 아니마(황야의 이리2) | 왜 사냐면 웃어야지요(황야의 이리3)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괴로움과 번뇌속의 위안 | 기억의 가치 | 우주는 조바심에 가득차 있다 | 죽음에 관한 단상 | 가면 살이 | 백일홍 쇠퇴기 | 우주는 조바심에 가득차 있다2 | 인욕 바라밀과 쾌락의 줄다리기 | 죽음과 탄생 즐기기 | 부드러운 오기 | 아름다운 이기주의 | 잡생각의 미학과 예술 | 노인이 되어가는 | 노년의 덕목 | 유리알 유희(Das Glasperlenspiel) | 예배당이 있는 곳 | 인플루언서란? | 기억의 궁전 | 마음 운용의 기술 | 그대로의 모습 | 그래도 은밀히 우리는 갈망한다.| 모두가 꽃 다운 일생이어야 함을 | 행복 | 흉몽(凶夢) | 익숙한 고통 | 나로 존재하는 법 | 휴식은 없다 | 문(門)을 통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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