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5 기록
어제 형수가 반찬을 준비해 두었으니 가져가라고 연락이 와서 차를 몰고 가는데 날씨가 겨울같지 않게 참 훈훈하였다. 가을은 이미 지나갔고 그것이 아쉬운지 도로 양옆을 줄 지어 쭉쭉 뻗은 노란 파마 머리 가로수의 단풍 잎이 겨울 바람결을 못 이겨 우수수 휘날리고 있었다. 겨울 바람은 어서 벗어버리라고 재촉하였으나 듬성듬성 원형 탈모 같은 은행 나무 대가리는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그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회색빛 아스팔트 거리의 우중충한 겨울 분위기를 봄 바람처럼 살랑이게 해준다. 시야의 오른쪽 보도 블록 귀퉁이 아래에서일렬로 줄 맞추어 늘어선 노란 껍질은 자연과 문명의 기계가 달리면서 후려치는 바람결에 모여들었고 다시 드문 드문 들썩 거리니 태양의 빛 조각이 물질화 되어 흩날리는 것일까? 서너 달의 봄 느낌을 앞당겨 보여주는 부활의 징조 같다. 차가운 계절, 잿빛의 낮에 노란 눈이 물러서고 어느덧 하얀 얼음 꽃송이가 자연이든 문명의 도시든 대지를 모두 뒤덮으면 가라앉는 이 계절의 정신을 역설적으로 강아지 마냥 사뿐사뿐 들어줄 것이다. 이제 첫 얼음 꽃송이를 보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비가 왔고 바람은 제법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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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도 나름 매력은 있지만 나이 먹을수록 추운게 싫으네요.
어제 해진 후부터
공기가 많이 차 지더라구요 ....
이번주가 지나면 이제 정말 겨울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