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병의 이야기(45)
<대통령 각하 압록강수 잡사 보십시요(11)>
10. 우리는 살수 있다! 이길 수 있다! 나를 따르라!
나는 한마디 한마디 힘주었다. 내게는 평소 내몸과 같이 항상 붙어 있는 것이 있다. 불시에 초를 다투는 순간적인 위기 상태에서 벗어 났으니, 부상 당한 것 조차 몰랐으니, 그 얼마나 다급 했으면, 이제서야 제정신을 되찾아서 내몸을 두루 만지고 살펴보았다. 나는 아픈 것도 지혈 하는 것도 몰랐다. 이제보니깐 나는 막다른 벼랑끝에서 놀라운 삶의 용기를 찾아냈다. 그것이 뭔고하니,
첫째, 미군의 25만분지 1의 지도(38선 이북 북한 전역, 파카 호주머니에 있었다.)
둘째, 나침판 혁대에 걸려 있고
셋째, 수통이 걸려 있고
넷째, 권총을 차고 있었다. 그리고
다섯째, 비상약이 있고(어께에 멘 잡낭 가방 속에서)
여섯째, 소련제 권총이 하나 있다(파카 호주머니에서) 그외
일곱째, 팔목시계였다. 이게 전부다.
이렇게 되고 보니 "라이타"하고 "후라시라이트"가 꼭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이를테면, 말하자면 불시에 불이야 할때 몸만 빠져 나와서 보니까 이때 자기 몸에 뭣이 붙어 있는지 몰랐는데, 살아 남아서 살펴 보니 귀중한 비상용 물건이 였다는... 지금과 같은 절대 필수품의 경우를 이르는 사례다.
나는 자나깨나 위의 열거한 7개 물건이 항상 내 몸에 달고 있었고 잠도 그상태로 그대로 눈감고 자는 것이다. 그것이 내 이불이며 잠자리다. 그리고 총에 맞아 절명하면 나를 보호해 주었던 그 잠호(暫壕)속이 내무덤(묘) 자리다. 늘 그렇게 생각 하고 있었다. 나는 6.25전투가 일어나자 산으로 올라가서 산을 타고 산을 건너서 이어갔다. 산에서 말하고(무전기) 산에서 먹고 산에서 잠자로 산에서 일어나고 시간나면 산과 지도와의 차를 익힌다. 나의 생활권이다. 나는 야성의 늑대처럼...
나도 미쳐 예기치 않았던 7개 물건이 우리를 살릴 수 있으리라 도움이 되리라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그 누가 짐작이나 하였을까? 여러분의 자신의 몸에 지금 무엇을 갖고 있나? 확인해보라. 그러자 어느 병사가 라이타! 처들고 큰소리 친다. 자기가 담배를 태우니까 모두 웃었다.
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