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병의 이야기(43)

in KWH 한국전쟁사4 days ago (edited)

<대통령 각하 압록강수 잡사 보십시요(9)>

이때다 하고 포대원과 같이 소하천 쪽으로 뛰는 순간 내 등 뒤에서 수류탄 터지는 소리와 함게 내 등뒤를 주먹으로 쾅하고 때리는 강한 힘의 느낌으로 앞으로 넘어졌다.

9. 중상입고 지혈, (별참 : 서울신문 "부상병 소리 좌담회" 참조
뒤따라 오는 김중사(별명, 하와이)와 송중사의 부축으로 큰소리 쳤다. 부하들이 놀래서 몇몇 하사관이 뛰어와서 부축하며 소하천을 모두 건너는 동안을 먼저 건너간 전포대장 인솔 부대가 엄호 사격으로 적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나 외 희생자 없이 모두 하천을 건널 수 있었다. 이상한 일이다. 몇차례 맞교전 했는데 우리 포대원은 부상자가 나지 않았다. 신기하구나... 서남쪽 편으로 가는길 국도3번 도로를 선택하지 않고 옆으로 빠지는 소로, 오솔길을 따라 뛰다가 뒤돌아 보니 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적은 너들 뛰어 봤데자 벼룩이지 적중 안인데...어데로 간들... 별 뽀죽한 수가 있겠나 "만만디"(천천히, 늘보처럼) 그렇게 보는 것 같다. 적은 추격을 하지 않았다. 나 살리라 그냥 뛰다보니 야산을 발견, 그곳으로 올라가서 뒤돌아 살펴볼 수 있었다. 벌써 해는 서산으로 기울었다. 꽤 멀리 뛴것 같다. 나는 "좀 쉬자" 전포대장에게 인원 파악하라.

헌데 그곳에 아군 보병 12명이나 먼저 와 있었다. M1 소총 쥔 사병 5명인데 거의가 중부상병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따라 갈 수 없을 만큼 몹시 지쳐 보인다. 보병 제1대대 제1중대 대원이라 했다. 그외 수류탄 2~3발식 어깨에 걸려 있다. 포병은 병사 55명 나를 포함해서 모두 57명이다. 보병과 함께 전부 69명이다 보고한다. 그 중 포병 부상자는 "포대장" 뿐입니다. 그외 다 무사고라 했다. "참" 신기하다 안그래! 전포대장에게 되물었다. 전포대장! 오늘밤은 여기서 보내자.

탈출작전 계획을 세워야 하겠다. 여기는 밤이 일직온다. 후라시 라이트도 없고 어둡기 전에 대충 구상하고 내일 아침에 결정하자. 보병들도 합세하지... 어때...뭉치면 산다는 말이 있잖아!

오늘밤은 레이션으로 때우고 추워서 모닥불은 산정에서 피우면 연기가 보여서 무슨신호 같기도 하고 꼭대기는 바람이 쎄서 더 춥고, 산밑으로 내려가자 계곡에서 불피우자 이런 경우는 굵고 큰 나무가 덕 된다. 추우면 못잔다. 특히 산불 책임자는 보초겸, 각각 정하라고 신신 당부했다.

당시 나의 참모 전포대장을 위시해서 중사 이상 7명 모두 8명이다. 고참들은 역시 잘 보살피고 군소리 없이 알아서 척척이다. 나는 뛰고 있을 때 군화속에 발다닥이 미끈 미끈해서 이상스럽다 싶어 바른쪽 군화를 뺏어보니 그속에 피가 잔뜩고여 있었다. 피는 진하고 미끈하더니 나는 아픈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놀랬다. 아! 이것참... 지혈을 해야 하는 것 미처 몰랐구나 도피하는데 정신팔려서... 그것참... 피는 얼마나 흘렀을까? 걱정들 한다. 위의 옷을 벗고 셔츠와 팬티에 피와 땀으로 푹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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