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an 이달의 작가- 산문]약발일까? 운동 발일까?

in zzan2 years ago

약발일까? 운동 발일까?/cjsdns

하루 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저녁이면 두세 번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아니니 두 시간쯤에 한 번은 다닌 거 같은데 그래도 별문제 의식이 없었는데 어느 날 친구가 전립선 암으로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이거 혹시 큰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확 다가오는 게 찜찜했다.

그래서 인터넷도 뒤져보고 주변에 의원에도 가서 상담을 해봐도 노화 현상으로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아니나 큰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니 정밀하게 진단을 받아 보라는 권유에 의해 한 달 전쯤 전문의를 찾아가서 진료를 했다.

비뇨기과 첫인상이 내게는 너무 낯이 설었다.
소변이 마려울 때까지 기다리라며 여유 아닌 여유 시간을 주면서 때를 기다리라 하기에 기다리다 보니 때가 다가온 듯하여 지금이요, 하니 화장실 같은 곳으로 안내를 하더니 예전 신약 개발에 쓴다며 소변 모아 가던 시절 놓았던 통 비슷한 곳에다 소변을 보란다.

이어 전문의인 원장에게 가니 이것저것 생활 하면서 불편하거나 느끼는 증상을 묻더니 정밀 검진을 위해 초음파 촬영을 하잖다. 침대가 놓인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누우라 하기에 누었더니 거시기에 뭐시깽이를 넣고 이러니 저러니 몇 마디하며 금방 끝나는데 불편하면 이야기하란다.

잠시 후 됐다며 일어나 다시 진료실 의자에 앉으라 하더니 진단이 내려진다.

전립선이 좀 비대 하기는 했으나 염려할 정도는 아니고 소변도 잔뇨 없이 잘 배설하고 있고 소변 속도도 괜찮고 별 이상이 없어 보이나 커피는 하루 한잔 이상 마시지 말고 보름치 약을 처방해줄 테니 먹어 보고 다시 오란다.
혈액 검사를 정밀하게 해 보자는 말에 얼마 전에 큰 병원에서 했다고 하니 그것을 다음에 올때 가지고 오란다.

그리고 보름쯤 지나서 다시 병원을 찾았다.
물론 여러 수치를 보는 혈액 정밀 검사 자료도 가지고 갔다.
혈액 검사로도 그리 나쁜 것은 없다며 이번에는 한 달치 약을 지어 줄 테니 먹어 보란다.
노화 현상 외에는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다니 다행이지 하는 마음으로 병원문을 나섰다.

병원에 가기 전부터 시작한 만보 걷기에 신경을 써가며 매일같이 열심히 걷는데 이게 보통 고단한 게 아니다.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사실 별거 아닌 게 만보 걷기 일수도 있으나 운동에 별 취미를 못 느낀 나로서는 고역이나 다름없다. 젊어서도 힘든 노동은 얼마든지 피하지 않고 즐거이 하던 성격이나 이상하게 운동이란 말이 들어가면 별 흥미를 못 느끼고 그 시간에 일을 하지 뭔 운동이야 일이 곧 운동이지 운동 별도로 할 필요가 있어했다.

당시 나는 힘든 육체노동도 즐겁게 하면 운동이지 운동이 별거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몸에는 군살 하나 없이 근육으로 몸짱이 부럽지 않았으며 즐겁게 일을 하면 땀만 흘리는 게 아니라 금전적으로 보상이 따라오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어디 있냐고 했다. 꿩 먹고 알도 먹는 다고 운동도 되고 돈도 벌리고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 있어 열심히 일하다 보면 건강도 돈도 다 따라오는 거야 했던 내 젊은 날의 신조나 다름없었던 말이 었다.

그렇게 젊음은 채워져 갔는데 수년 전부터 나이와 환경에 변화로 직업이 육체노동에서 멀어지고 사무 노동이라 할 것은 아니나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직업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에 변화가 왔고 불어 나는 몸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돼지가 형님 하자며 덤빌 정도로 되어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주변에서 너무 뚱뚱한 사람을 보면 그건 아니라며 좀 빼지 건강을 위해서라도 빼야지 그게 뭐야 하던 내가, 나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돼지 큰 형님처럼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당시를 돌려 말하면 하늘이 준 기회였다는 생각도 든다.
작년 5월에 있었던 이야기다.
애터미 슬림 바디 챌린지를 한다고 하는데 사무실 분위기가 그거 같이 합시다였고 나는 싫어요 하는데 그래도 같이 해요 하면서 센터장이 휴대폰을 뺏어가며 등록해 드릴게요 하는 것이다.
하여 할 수 없이 끌려서 하게 된 게 2021년도 애터미 슬림 바디 챌린지였다.

결국 아내와 같이 등록을 하게 되었고 첫날 하는 것이 몸무게 키 허리둘레를 측정해서 기록하는 것이었다.
집에 있는 저울은 고장이라 늦은 시간에 만물상인 동네 꼬끼요를 가서 저울을 사다 세팅을 하고 저울에 올라가 보고는 그냥 기절초풍하는 일이 벌어졌다.

살이 쪘다고 해도 92킬로나 93킬로 정도겠지 하고 저울에 올라섰는데 이게 웬일 103킬로인지 104킬로인지 나가는 것이었다. 순간 충격으로 저울 눈금을 제대로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게 말이 되냐고 말이 되는가 말이다.
100킬로가 넘다니, 나 자신이 용서가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떠오른 생각이 난 돼지로 살기는 싫다. 돼지로 살바에는 난 차라리 내가 싫어하는 늑대로 살겠다. 며 괴성 같은 신음을 씹어 삼키고 있었다.

내가 살아오면서 싫어하던 말이 남자는 모두 늑대라는 말이다. 해서 그 말을 참 싫어했는데 비로소 깨달은 게 남자는 돼지보다는 늑대가 낫지 하는 것이었다. 해서 다음 날부터 변화를 준 게 식단이다.

아침상에서 변함이 없었던 풍성함이 사라지고 애터미 슬림 바디 셰이크가 등장을 하고 그것도 1인분을 혼자 먹는 게 아니라 물에 탄 셰이크를 반으로 나누어 먹고 몇 가지의 뿌리채소와 과일로는 사과를 한 게 넣어서 믹서기에서 거칠게 갈아서 수저로 떠먹었다. 이리 하니 씹는 식감도 즐길 수 있고 거부감 없이 배부른 훌륭한 아침이 되었다.

그때 이후로 식단은 여전히 진행 형이다. 약간의 운동을 하기는 했어도 요즘처럼 이를 악물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몸무게는 20 키 정도 빠졌다. 몸이 가벼워지니 일단 빨리 걸어도 헉헉 대며 숨차 하는 게 사라졌고 계단 오르기도 가뿐하다. 거기에 뱃살이 빠지니 돼지가 아닌 사람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나태해졌나 아님 안심을 했나 아침 식단은 그대로라 해도 저녁을 많이 먹게 되니 어느샌가 느낌이 살이 찌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여기저기 노화 현상이 느껴지는 게 다시 문제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서 그간 멀리 했던 병원에도 가게 되고 나와는 전혀 상관없을 거 같은 비뇨기과도 인생 이쯤에서 가게 되고 친구와 농담 삼아 이왕 비뇨기과 가면 비아 그라 차방도 받아봐 하는 소리도 하게 된다.

그런 내가 요즘 만보 걷기를 줄기 차게 하는 이유는 걷기보다 좋은 운동이 없다는 말이 이제 귀에 들리고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는 게 꼭 반드시 해야 하는 게 걷기 운동이란 생각이다. 더군다나 삶의 자신감을 들여놓기 위해서 생각하는 게 시니어 모델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좀 있는데 이게 걷기를 잘해야 하는 거 같다.

요즘 저울에 올라가 보면 몸무게는 약간 아쉬운 선에서 안정감이 있고 뱃살도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조금씩 도망치고 있는 게 보인다. 거기에 저녁이면 두세 번 어떤 때는 서너 번 가는 화장실을 한 번가거나 아니면 그냥 내 쳐 자고 일어나게 된다.

이게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 때문인지 아니면 열심히 걷기 시작한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한동안 잊었던 육체노동을 며칠 했더니 그게 효험이 있는 것이지 일단 잠을 한잠에 내쳐 잔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설마, 설마 하니 요즘 암호 화폐가 죽을 쒀서 그것 때문에 이냥 저냥 편치 않으니 그냥 다 잊고 자자, 그런 건 아니겠지. 단연코 그건 아닐 거라며 우리 모두 힘 내자며 '스팀 파이팅!'을 외치며 끝맺겠습니다.

스팀 파이팅!

감사합니다.

2022/07/05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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