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늙었다는 징조
제법 늙었다는 징조/cjsdns
부정하기도 싫고 부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거 늙어 간다는 거
그렇게 살다 보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스스로 늙어가고 있다는 것은 나이를 생각보다 많이 먹어 간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그것은 아니러니 하게도 동창들 단톡 방에서이다.
동창들 단톡방이 늘 활기 넘치고 즐거운 이야기로 가득하더니
언젠가부터 분위기가 싹 바뀌어 간다.
아픈 친구 소식도 때론 유명을 달리하는 친구들 소식도 단톡방을 통해서 전해지고
살아보니 허무하다는 이야기 이젠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느니
자식들 다 필요 없니 하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올라온다.
특히 유명을 달리하는 친구라도 생기면 빈소에서의 주고받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인생 덧없다로 요약되며
그래도 젊어서 열심히 살았던 기억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행복의 근원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동의하게 되고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가족을 위해서 뛸 때가 좋았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한편 밀려오는 허전함 달랠 길 없어 한풀이성 글들을 너나 할 것 없이 올린다.
그러다 보니 늙는다는것을 늙었다는것을 잊고 살아도 매일 깨우쳐 주게 된다.
넌, 우리는 이미 제법 늙었고 늙었기에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저 하루 하루 건강 잘 챙기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게 우리들에게 남은 마지막 행복이야 등등 틀린 이야기 아닌 이야기들이 줄 서기 한다.
그러나 막상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다들 마음뿐이고 말뿐이다.
늙는다는 게 그게 문제인 것이다.
늙어 갈수록 말뿐이지 실천이 어려운것이다.
그렇다고 난 안 늙을 거야 한다고 안 늙는 것도 아니고 그냥 세월에 순응하며 나름의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도 세워서 활동하면 좋겠는데 풍겨오는 분위기는 패잔병 비스므레한 그런 분위기가 넘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이 좋을 거 같은데, 젊어서 못한 거 늦게라도 시도해보면 좋을 거 같은데 그렇게 하기에는 두려움이 앞서는지 대부분 친구들이 엄두를 못 내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는 별종으로 통한다.
시쳇말로 대단하다고 하는데 대단한 거 하나도 없다.
배운 게 많아 아는 게 많아 그렇다고 가진 게 많아, 그렇지 않다.
내가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 하고자 하는 의지가 넘치고 있는 것 뿐이며, 성패를 떠나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생, 다아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난, 이리 생각한다.
어차피 태어난 인생 뭘 하든 늙고 병들고 죽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앞세우기보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뭔가를 하고 그것이 자신은 물론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죽을 때까지 하면 된다.
자신만을 위한 인생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무학자이기는 하나 어머니는 매우 지혜로운 분이시다.
내게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모든 방법과 지혜를 알려주신 분은 어머니이시다.
호미를 쥐고 밭에서 일하다 돌아가시면 최고의 행복이라는 나의 어머니 손해보고 사는 방법과 싸움은 하지 말되 싸움을 하게 되면 지는 싸움을 하라고 늘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악담은 하지 말라는 어머니시다. 악담을 퍼붓는 사람에게는 대꾸를 하지 말던지 정 대꾸를 하려면 욕을 하지 말고 축원을 해주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게 잘 사는 방법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가끔 기도하듯 주문을 외운다.
누군가의 축복을 위한...
늙어가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에 매몰되는 삶이 되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진심으로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하늘이 주신 기회가 늙음이 아니가 한다.
하여, 늙어가는 것은 축복이지 비련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2022/02/08
천운
좋은글 감사합니다
Muy bonito tu escrito no entiendo el idioma pero las fotos son muy lindas .
오늘도 슬프네요.. 세월이 점점 지날수록 병들어 가는 것 같아요 저도..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