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이프) 나름 취준생이 되었다.

in Korea • 한국 • KR • KO4 years ago

제주도로 이사오면서 우린 여행자처럼 살고 싶었다.
특히나 국내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도에 살고 있으니, 조금만 나가도 관광지고 휴양지고 맛집이다.
게다가 공항도 가까운 곳에 있어서 여유만 된다면 비행기 타고 어디든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처음 이사 오고 일년은 옆집 아저씨가 젊은 사람들이 제주도에 이사왔으면 열심히 살면서 정착하려고 해야지 맨날 놀러만 다닌다고 핀잔을 줄 정도로 부지기수로 집을 비우고 놀러다녔었다.

그렇게 2년이 되고 3년 차가 되면서 자유로운 삶이 몸에 배어가고 있었다.

이번 코로나19는 이런 우리의 삶에 태클을 걸어왔다.
공항이 지척에 있어도 육지 한번 나가기가 꺼려지고,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닐래도 사람이 많으면 주춤하게 된 것이다.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놀면 뭐하나 공부나 하지... 하고 시작한 중국어로 시험도 보고 합격도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방역 알바를 나가고 있는 급식소 영양사님이 전화를 하셨다.
급식소 조리 실무사가 갑자기 그만둬서 채용 공고를 올렸는데, 나보고 지원을 해보라는 것이다.
사실 간간히 알바를 다니면서 급식소 사람들과 친해진 터라,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직장이란 생각은 있다.
게다가 이래저래 발이 묶였으니 전공을 살려 일이나 하자니, 내가 원래 하던 일은 논술과외라 요즘처럼 비대면 학습 방식을 추구하는 상황에 녹록치 않을 것이 뻔하다.
그리고 이제 노는 게 몸에 배어서 머리써서 일하는 것도 꺼려지고...
그래서 알바만 다니지 말고 어디 취직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정말 반가운 제안이었다.

IMG_5200.jpg

지원서와 자기 소개서, 관련 자격증 복사본을 들고 학교 행정실에 서류 접수를 하고 왔다.
요즘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겨우 한명 뽑는데 어쩌면 많은 사람이 접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 내가 이 학교에서 알바를 한 것도 거의 2년이 되고 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그전부터 정식 직원으로 들어오라고 적극 권하고 있었고, 자격증도 몇개 있고,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인 제주도 사람들이지만 3년 제주생활을 했다는 경력(?)도 있고..ㅋ
배포 좋게 지원하고 왔다.

지원서를 쓰면서 이내 아쉬웠던 것은, 어제 합격한 중국어 합격 사실을 써먹을 수 없는 것이었다.ㅋ
어쨌든 잘되어서 코로나로 묶인 발, 열심히 일이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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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ears ago (edited)

@tipu curate 🐣🐣🐣

뜨아~~ 조리실무사,,

붙어라! 붙어라! 붙어라!!! 제가 세번 기도했습니다.^^

 4 years ago 

요즘 이런 일자리에 몰리는 사람이 엄청 많데요.
그래도 곤님이 세번이나 기도해주셨으니, 분명 기도빨이 있겠죠?
감사합니다.^^

오, 취직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맘편히 다닐 수 있는 직장이라니 좋네요. 화이팅~! ^^

 4 years ago 

일은 힘이 든다는데, 분위기는 아주 돈독하고 좋더라구요.
다들 제주 토박이들인데, 저의 제주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구요.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4 years ago 

논술과외!!!! 역시 본캐는 더더욱 대단하셨군요 ㄷㄷㄷ

 4 years ago 

논술 과외.. 그게 스트레스가 엄청나답니다.
남자들 가끔 군대 재입대하는 꿈을 꾼다지요?
저는 고3 입시생 수업을 까먹고 안가는 꿈을 요즘도 가끔 꾼답니다...ㅋ

 4 years ago 

어.. 그거 완전 끔찍한 꿈인데요... 재입대라뇨...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미리 합격 축하드립니다^^

 4 years ago 

예견해 주시는 건가요?ㅋ
감사합니다.^^

눈빛이 맑아서 합격^^
땅땅땅!!!
눈빛 좋아요 힘있습니다.

논술 ㅎㅎ 제가 성격이 급해
논리가 좀 약합니나. 배우겠습니다.

 4 years ago 

다음주 월요일이 면접인데, 면접하는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 행정실장님, 영양사님도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ㅋㅋ

꼭 합격하시길 바래봅니다~ 화이팅~

 4 years ago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니, 저도 은근 기대하게 되네요.^^

조리사로 근무하시면서 종종 사진도 많이 찍어서 올려주세요~

 4 years ago 

음... '만개의 레시피' 같은 걸 만들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

합격을 기원합니다.

 4 years ago 

감사합니다.
일이 힘들다니, 달리기를 소홀히 하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만..ㅋ

하이트님 글을 보면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4 years ago 

어디 메여서 일하는 건, 제게도 아주 커다란 도전이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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