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강은진

15년 차 직장인, 언론사/게임 회사/IT 회사 등에서 일했다.




"청소 노동자, 퀵 서비스 기사, 오토바이 배달, 콜센터 직원, 식당/마트 노동자 등 3대 가족의 노동 이야기"

일하는 자의 가난은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의 산물이다.




이 책은 저자가 70대 아버지와 40대 언니들, 그리고 20대 조카들의 생애와 그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각각의 노동사를 정리한 내용이다.

저자는 딸 부잣집 셋째 딸이다. 중고등학생 시절 승승장구하던 아버지의 사업은 IMF로 무너졌고, 이로 인해 아버지, 어머니, 두 언니들은 집안일하랴 생계를 꾸리랴, 제대로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고, 퀵 서비스/건물청소/아르바이트/주방보조/캐셔 등 전반적으로 고달픈 삶을 살아왔다.

저자는 사춘기 반항이 공부로 와서 학업 성적은 우수했고, 막내 딸이기에 많은 배려를 받아서, 상대적으로 다른 가족들에 비해 편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해온 상황이다.

가족 노동에 대한 이야기면서, 저자 자신의 고해성사라 표현한다.




1949년 생인 저자의 아버지는 16살에 가방공장에서 일 시작한 후 10년 간 열심히 일했고, 월급을 부지런히 모아서, 방 6칸짜리 집 한채를 마련했다. 그리고 곧 직원 4~5명을 고용하여 가방 공장을 차려 사장이 되었다. 이때 아버지의 나이 27세였다.

28세에서 48세까지 사업을 키워서, 서울 45평 아파트에 자가용을 2대 보유하며 성공신화를 이뤘으나 IMF로 무너졌다.

이후 50세부터 72세까지 오토바이 퀵 서비스 기사로 20년을 일하며 오토바이 퀵 서비스 사장이 되는 꿈을 꿨지만, 결국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물러났다.

저자 아버지의 삶을 보면, 60년대에는 10년 간 열심히 일하면 집도 사고 공장도 차려 사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는 20년 간 같은 공식으로 뼈빠지게 일했지만 삶은 제자리 걸음 또는 뒤로 밀려나는 세상인 것이다.




저자 아버지 나이가 나의 아버지 나이와 같은 1949년 생이다.

나의 아버지는 30대 초중반까지 사업을 하시다가 어음을 막지 못해 사업이 망했다.

이후 택시 운전을 시작하셨는데, 한국 나이로 75세인 작년까지 40여년 택시 운전을 하셨다.

현재도 택시 자동차 및 면허를 팔지 않고 보유한 상태이지만, 나이가 들어 운전을 하진 않으신다.

전업주부였던 어머니는 아버지 사업이 망한 후 조그마한 분식집 가게를 열어 수년간 운영하시다가 IMF 시기에 분식집을 접으신 후, 식당주방이모, 정육점 고기 판매업 등의 일을 나이 70세가 다 되실때 까지 하셨다.

아버지는 40여년 가까이 영업택시에서부터 개인택시까지 했고, 어머니도 40여년을 자영업과 남의 집 식당일을 해오셨지만.. 빚 갚으랴, 부모 부양하랴, 자식들 키우느라 모아놓은 재산은 지방에 2억 정도 하는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이다.

아파트에 조금 남아있던 대출과 학자금 대출은 내가 사회생활 시작하고 갚았고, 올해부터 주택연금 가입을 통해 부모님 돌아가실 때 까지 몇 십만원 정도 되는 주택 연금받으며 사실 것을 계속 얘기드리고 있다.

두 분의 여건이 쉽지 않았던건 사실이지만, 경제적인 부분만을 봤을 때, 그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일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운 때도 잘 맞아야할테고, 종사하는 분야도 중요하고, 돈을 모으고 불리기 위한 치열함도 있어야 할테다.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중 일부



엄마는 뇌출혈 휴유증으로 오른쪽이 마비되어 거동이 불편하고, 말을 못한다.

72세인 아빠는 63년 간의 노동사를 마감하고, 지금은 집에서 엄마를 돌보며 지낸다.

아빠가 72세까지 오토바이 퀵 서비스 기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재 '돌봄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빠가 건강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빠는 고령으로 더 이상 엄마를 돌볼 수 없게 되고, 어쩌면 병들 것이다.

그리고 우리(자식)들은 늙고 병든 엄마와 아빠를 돌보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거나, 지금 하는 '일'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가난한 자의 삶은 가시밭이 아니라 지뢰밭이다.




언니가 좋아하는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다.

힘들 때 이 말을 들으면 위로가 되고, 기쁠 때 이 말을 들으면 겸손해진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본급이 오르자 그 외의 급여 항목을 줄이는 일은 매년 반복됐다.

2019년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820원(10.9퍼센트) 오른 8,350원이었다.

그에 따라 월급도 올라야 했지만 월급은 2018년에서 2021년까지 변화가 없다.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직책 수당과 인센티브 등 기본급 외의 항목을 떼었다 붙였다 하면서 계속 낮추는 방식으로 월급 총액을 묶었다.

4대 보험 인상분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임금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 남보라 외, <중간착취의 지옥도>




IMF나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기가 닥치거나,

자식/부모/형제 등 부양해야 할 가족이 생기거나,

본인 혹은 가족 중에 누군가 아프거나,

직장을 잃으면 어김없이 온 가족이 가난해졌다.

월세, 병원비, 이자 등 가난에는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더 오래 일하고, 더 힘든 일을 하고, 더 위험한 일을 했다.

하지만 버는 돈은 최저 생계비 수준이다.

열심히 일하는데, 왜 가난한 걸까? 노동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일하는 자의 가난은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의 산물이다.




저임금 노동자가 플랫폼 노동자로 흡수되고 있다.

청소 노동자도, 운송 노동자도 플랫폼 노동자가 되었다.

소비자의 지위는 우월해졌다.

사람들은 저임금 노동자의 노동력을 더 쉽고 빠르게,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자의 권리는 약해졌다.

노동의 가치는 더 낮아지고, 무한 경쟁에 내몰리고, 파편화되었다.

사용자는 '알고리즘' 뒤로 숨어버렸다.

노동자의 권리가 약해지면 소비자로의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




노동자의 해피엔딩은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다.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노동자가 안전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2024.05.27.

Sort:  

Congratulations, your post has been upvoted by @nixiee with a 9.529393691325126 % upvote Vote may not be displayed on Steemit due to the current Steemit API issue, but there is a normal upvote record in the blockchain data, so don't worry.

운 때도 잘 맞아야할테고, 종사하는 분야도 중요하고, 돈을 모으고 불리기 위한 치열함도 있어야 할테다.
공감합니다.

지금은 모은돈을 잃지 않고 잘 불리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상자산에 잘 투자하는것은
앞으로 만나기 힘든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함께 화이팅입니다. 성투 기원드립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은 돈을 유지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고 어려운 일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암호화폐 투자를 알게되고, 참여하고 있는 것이 참 감사하고 더없이 좋은 기회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사이클에서 목표로 하는 바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이번에 잘 한 번 털어봐야죠!^^

 21 days ago 

부모님께서 고생 많으셨네요.
택시 운영권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적당한 가격에 매도하시고 노후를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께는 참 돈 복이 안들러 붙는 것 같습니다.
대구 면허인데, 하필 택시 면허 값이 전국 최하입니다.. 요즘 시세로 약 4천 정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2
JST 0.028
BTC 65355.67
ETH 3525.27
USDT 1.00
SBD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