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마음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인도네시아 아낙 크락카타우 화산이 터지면서 화산재가 자카르타까지 덮쳤고,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공항 외 5개 공항이 폐쇄되었다. 결국 예정되어있던 코모도 섬을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동물원을 방문했다.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면서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코모도왕도마뱀은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행 내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날짜를 조금만 다른 날로 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머리도 식힐 겸 호텔 근처를 산책하는데 길냥이들이 많이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종교 영향으로 개는 멀리하지만 고양이는 가까이 하고 있어 길냥이들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었다. 길냥이를 본 아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셋째가 "만져도 돼?"하고 묻길래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삼형제는 잽싸게 달려가 고양이를 둘러쌌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이게 뭔 일인가 싶겠지만, 악의 없이 순수하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경계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태를 부리며 좋아했다.
아이들 마음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
고양이를 쓰다듬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동심을 느꼈다. 비록 머나먼 타지에 온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우두커니 서서 눈물을 뚝뚝 흘렸을지언정, 아이들 마음은 지금 여기 있었다. 인도네시아 길 구석구석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흔한 고양이들 역시 아이들에게는 코모도왕도마뱀처럼 신비롭고 우아하며 경이로운 존재였다. 존재를 오롯이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 소중히 여기는 마음, 함께 공존하는 마음, 그 모든 게 동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흔하디 흔한 고양이를 만지는 아이들 손끝에서 다시 한 번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나에게 늘 가르침을 주는 아이들과 이 세상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제 그만 가자는 말에 많이 못 만졌다고 한참 동안 삐친 셋째를 보면서 역시 아이는 아이구나 싶었음... 알다가도 모를 존재...

ㅎㅎㅎㅎ 녀석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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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영향으로 개는 멀리하는군요. 처음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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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저희도 아마 그런 모습이 있을지도요
어른이 되면서 저런 모습이 희미해지는 걸 보면… 참….
가끔 조카들의 행동에 저도 제ㅡ행동을 반추해ㅡ보게 되더군요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