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거품 그리고 믿음

in #ko4 years ago

이것은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먼저, 시간 여행을 해보자.

1)2010년 7월

비트코인은 5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2)2011년 2월

비트코인은 7개월 만에 2,100% 오른 1.10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차트는 이런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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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트를 보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거품이다.

실제, 앞으로 두 달 동안 비트코인은 거의 50%로 반 토막 나 56센트가 될 예정이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해도 타당했다.

3)2011년 6월

비트코인은 2011년 2월 최고치에서 다시 2,801% 상승해 31.91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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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를 보면 이전보다 더 큰 거품이 만들어졌다. 이제 언론도 막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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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론의 보도가 맞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94% 폭락했고, 이후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의 상승은 투기 거품의 결과물이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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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13년 4월

비트코인은 2011년 6월 최고치에서 734% 상승한 266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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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를 보면 정말 거대한 거품이 만들어졌고, 주류 언론들도 이를 연일 보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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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3년 7월 비트코인은 76% 폭락해 63달러까지 떨어졌다. 애틀랜틱 지는 이에 대해 엄중한 경고 기사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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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원하는 이유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최근의 하락세는 '과잉된 거품'의 결과다."라고 이어갔다.

5)2013년 11월

비트코인은 2013년 4월 최고치에서 338% 상승한 1,166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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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를 보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만들어졌고, 언론은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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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5년 1월 비트코인은 85% 폭락해 170달러를 기록했다.

'거품/폰지 사기'가 결국 폭발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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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6)2017년 12월

비트코인은 2013년 4월 최고치에서 1,597% 상승한 19,783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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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는, 이전의 다른 모든 차트와 마찬가지로, "거품"이라고 연신 외치고 있었고,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이것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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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앱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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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다시피 비트코인이 다시 한번 추락했다. 이번에는 2018년 12월 저점을 기록하기까지 84% 하락했다.

  1. 이제 현재로

2020년 11월이 되었다.

비트코인이 2018년 12월 저점 대비 477% 상승해 다시 18,000달러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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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차트가 다시 한번 수직이 되었고, "B"라는 단어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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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트코인은 거품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비트코인을 거품, 사기, 신기루, 폰지 사기라고 불러온 저명한 투자자와 경제학자들의 숫자는 몇 페이지씩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거품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한 사람의 눈에 거품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저평가된 자산일 수 있다.

트위터에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9%가 비트코인이 아직 저평가되어 있다고 답했고, 27.9%는 거품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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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2,200달러에 거래되던 2017년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거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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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더 싼 가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거품이라는 말을 하고, 가격이 훨씬 높아진 상황인데 저평가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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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직관적이지 않지만, 만일 심리학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즉,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고, 채택도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어떤 것을 갖고 있거나, 가질 예정이거나, 주변에 누군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의 가격을 거품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덜할 것이다. 그리고 따라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비트코인이 계속 상승한다면, 거품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점점 더 줄어들 수 있다.

믿음에 관한 이야기

거품에 대한 교과서의 정의는 "한 자산의 가격대가 그 내재가치보다 엄청나게 높아져 있는 상태"다. 한 자산의 가격이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는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그 내재가치보다 엄청나게 높은 상태일까? 지금의 가격이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정도일까?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비트코인은 할인할 만한 미래 현금 흐름이 없다. 대신 비트코인의 가치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적 신념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산업적 용도 말고는 내재가치가 거의 없는 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급량이 정해져 있어 평가절하될 수 없는 디지털 화폐라는 신용 화폐의 대안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마이너스 금리와 급속하게 증가하는 통화 공급의 시대에서 억지스러운 생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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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에 거품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미술품, 우표 수집품, 동전 수집품, 와인 수집품, 빈티지 자동차, 시계 등을 포함한 내재가치가 없는 모든 것을 거품이라고 불러야 한다.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은 4.5억 달러에 팔렸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내재가치 없이 어떻게 이런 거래가 가능했을까?

단순하다, 그 그림을 사간 사람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그런 믿음이 있었다.

만일 우리가 그 그림의 가격표를 봤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비트코인과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거품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를 거품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거품이 언제 거품이 되는 걸까?

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다. 특히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앞에서 봤듯이 2011년 비트코인은 1달러일 때도 거품처럼 보였다. 2013년 200달러에서도 거품처럼 보였다. 2017년 19,000달러가 넘었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현재 18,000달러에서도 다시 거품처럼 보인다.

이 중 어느 때가 거품이 정확한 시작 날짜일까? 아니면 아무도 때도 아닐까?

먼 장래에 가서야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나중에 가서 결론을 알게 되어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때가 아니면 누구도 거품이 시작된 때를 답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만일 비트코인이 다시 추락한다면 지금이 거품이었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수년간 여러 번 보았던 것처럼, 비트코인은 비상과 추락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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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거품이라고 부를 때, 그 의미는 거품이 터지면 가격이 0이 된다고 가정하는 것이고, 정말로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나스닥과 주택 거품에서 보았던 것처럼,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들 거품은 모두 붕괴되었다가, 결국 다시 회복되어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

만일 지금으로부터 몇 년 뒤 비트코인이 지금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그 사이에 여러 차례 비상과 추락이 일어난다면, 과연 거품이었을까? 얼마나 추락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추락한 상태로 있어야 거품의 정의가 충족될까?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나중에 결론을 알게 되더라도, 거품을 정의하기 위한 간단하거나 통일된 공식은 없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미래의 화폐는 오늘날과 다르게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화폐를 포함한 모든 것이 진화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디지털 자산 역시 그 미래와 함께하겠지만, 어느 정도가 될지 그리고 가격이 얼마가 되어야 할지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 한, 가치를 가질 것이다. 만일 미친 소리라고 생각한다면, 다빈치, 피카소, 렘브란트의 그림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결국 어떤 것의 시장 가격은 그것의 이야기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믿음의 총합이다. 그리고 현재 비트코인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인다.

자료 출처: Compound Advisors, "Bitcoin, Bubbles, and Bel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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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통찰력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실 수 있도록 리스팀 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한번 불장이 오고 있네요.
리스팀해 갑니다.^^

서로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서로 투표 하시겠어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