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in peace
무안 항공사고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저녁 오늘에 관해 조언해달라는 타로를 뽑았을 때 타로가 말했다. 죄책감과 슬픔을 보내주라고 슬프지만 슬픔을 놔줘야 한다고.
난 행복한데? 좋은데 카드가 이상하다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집안 대청소를 하고 욕실 바닥을 솔로 문대며 생각했다. 괜찮아. 이번 생이 아니라면 다음 생에. 내가 아니라면 다음 사람이. 마음이 가벼워지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상하게도 이번 생에 강력하게 원하는 걸 이루고 순환을 종결해야한단 결의가 강했다.
오후 즐거운 마음으로 외출하려는데 Astin이 말했다.
놀라지 말고 심호흡하고 들어.
사고가 났구나. 항공기 사고라니. 하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여행을 하고 설레고 행복한 채 돌아오는 사람들이었고 무척 사랑하는 새들의 비행이라니. 뉴스 기사를 보는데 겉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나왔다.
어쩔 수 없는 사고, 예기치 않은 사고
살다보면 아무 잘못도 의미도 아리송한 채로 넋 놓고 당하는 참담한 사고들이 애석하게도 존재한다. 그저 균형을 위해서라고 하기엔 받아들이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이런 비극 앞에서 인간은 참 작다.
그저 슬퍼하는 거 시간을 들여 천천히 애도하는 거
함께 슬퍼하고 옆에 있어주는 거 추모해주는 거
손 잡아주고 살아있음을 확인해주는 거
그거 이외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수많은 꿈, 마주치지 못한 기회, 이어나가지 못한 이야기, 심장의 고동소리, 생명..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랑이 끝이 났다.
부디 너무 아프지 않았기를
울고 기도하는 거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네요.
그곳에선 평안하시기를
다음 생애 만나야 한다면 다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