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공간.

in #kr16 days ago (edited)

문명의 발달은, 자동화는, 디지털은, 우리에게 여유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삶에 비어 있는 공간이 가득 생겨났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지루함과 외로움이 드러났다. 그것을 매꾸기 위해서 이런 저런, 자극 꺼리를 들을 쑤셔 넣는다. 필요한 것인지, 쓰레기인지, 자각없이 우걱우걱..

비어있는 공간에 그대로 있어 보기, 외로움과, 지루함 위에 그대로 있어 보기, 그 위에서 끌리는 것을 기다려 보기. 멈춤의 공간을 만들어 보기.

이제 어떤 면에서 사고 조차도 AI가 대체해 주고 있으니.. 공허감이 더해 질 수도.

요즘은 다시 손으로 이것 저것 끄적이면서 뒹굴 거린다. 스스로에게 불편함을 주어 보고, 마찰을 주어 본다.
볼펜으로 써보다, 오늘은 연필을 구매 했다. 조금더 불편해 진다.
어떤 면에서는 갬성이고.. 어떤 면에서는 사서 고생이다. ㅎㅎ

디지털화 되고 자동화 될 수록, 드러나는 창작물 속에, 개인의 독특함의 함유량이 적어 진다.
도구의 진화는,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 시간을 압축한다.
어떤 면에서 그것만큼 독특함은 휘발된다.
다르게 보면 다른 형태로 독특함을 대체한다.

삶에서 의도적으로 어떤 불편함과 마찰을 더할까?
차타면 될 거리를 걸어보고, 프린트하면 될껄 손으로 써보고..
편안한건 편안한 대로 즐기되,
필요에 따라 때로는 다시 원시? 불편함으로 돌아갈껄 뒤적거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