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뼈 여덟 개 중 하나는, 원래 뼈가 아니었다
손목의 여덟 개 손목뼈 중에 콩알뼈(pisiform)라는 게 있다. 완두콩처럼 작고 동글동글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뼈는 나머지 일곱 개와 태생이 다르다. 콩알뼈는 종자뼈(sesamoid bone)로 분류되는데, 종자뼈란 뼈와 뼈 사이에서 자라난 게 아니라 힘줄 속에서, 힘줄이 뼈를 타고 넘어가는 지점의 마찰과 장력을 견디려고 생겨난 뼈다. 무릎뼈와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 손목 버전의 무릎뼈인 셈이다.
콩알뼈는 자쪽손목굽힘근 힘줄 속에 파묻힌 채로 삼각골과만 관절을 이루고, 9~12세 무렵에야 뼈로 굳기 시작한다. 다 자란 뒤에도 어떤 사람은 이 뼈가 반으로 갈라진 채로 남아 있기도 하다. 몸이 늘 깔끔하게 설계도대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작은 증거다.
재미있는 건 이 작은 뼈가 손 기능에서 맡은 자리다. 콩알뼈는 새끼두덩 아래에서 손목 새끼손가락 쪽의 뚜렷한 촉지 기준점이 되고, 콩알갈고리인대를 통해 갈고리뼈의 갈고리까지 힘을 전달한다. 손바닥으로 뭔가를 짚을 때, 이 콩알만 한 뼈 하나가 힘의 경로 한 자락을 붙들고 있는 셈이다.
이 글은 제 Obsidian Living Knowledge System의 데일리 미니 아티클에서 가져온 짧은 생각입니다.
source: 26-08-18 데일리 미니 아티클.md
related note: [[pisiforme 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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