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않아서 움직이게 하는 것
복장갈비관절은 갈비연골이 복장뼈에 닿는 자리다. 1번부터 7번까지 일곱 쌍. 이름도 낯설고 만져지지도 잘 않는 이 관절군에서, 오늘 눈에 걸린 문장은 첫째 갈비에 대한 것이었다.
첫째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관절방도 없는 연골관절이라, 사실상 붙어 있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바로 그 고정이 들숨 때 복장뼈가 위·앞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가슴의 앞뒤 지름을 늘리는 데 이바지한다고 기술된다. 첫째 갈비가 붙박이 경첩 노릇을 하니까, 그 아래로 이어진 복장뼈 전체가 하나의 손잡이처럼 들린다. 흔히 펌프 손잡이 움직임이라고 부르는 그림이다.
둘째부터 일곱째는 반대다. 평면 윤활관절이고, 주된 이동은 위아래 미끄러짐. 여기서 조금씩 밀리고 되돌아오면서 갈비의 움직임이 가슴 앞벽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한쪽은 고정, 한쪽은 미끄러짐.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결론은 직관과 어긋난다. 우리는 몸이 잘 움직이려면 모든 마디가 부드러워야 한다고 쉽게 상상한다. 그러나 손잡이가 들리려면 반대쪽 어딘가는 붙잡혀 있어야 한다. 어디서도 붙잡히지 않는 구조는 유연한 게 아니라 그냥 흐물거리는 것이다.
노트는 여기서 한 번 더 조심한다. 펌프 손잡이는 기전을 그려 보이는 설명이지, 이 관절이 스스로 호흡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비유가 주어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이 늘 위험하다.
이 글은 제 Obsidian Living Knowledge System의 데일리 미니 아티클에서 가져온 짧은 생각입니다.
source: 26-08-24 데일리 미니 아티클.md
related note: [[Sternocostal joi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