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in #kr11 days ago

목을 길게 빼어 땅을 그리워할 때
그리움이 자라 기린이 되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도 조용히 풀을 씹는 존재
세상은 늘 낮은 곳을 보라 하지만
기린은 말한다.

“높이 서 있어도
마음은 부드러울 수 있어.”

아프리카 초원에서
노을을 등에 지고 서 있는 너는
긴 목만큼 오래 참아온 침묵 같고
큰 눈만큼 다 이해하고도 말하지 않는
기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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