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97]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말라카 첫인상
말라카(Melaka)는 말레이시아를 이루는 13개 주 가운데 하나로, 서(반도) 말레이시아의 남서부에 자리한 작은 주다. 크기로 보면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작은 주 중 하나지만, 그 역사적 존재감만큼은 그 어떤 도시보다도 강렬하다. 말라카 해협을 마주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예로부터 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고, 그 때문에 다양한 제국의 지배를 거치며 다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독특한 도시로 성장했다. 말라카 술탄국 시절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이 차례로 이곳을 지배했으며, 지금의 말라카는 그 모든 시대의 흔적이 조용히 남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 도시”라고 부를 수 있다.
도시 중심에 들어서면 붉은 벽돌 건축물이 늘어서 있는 ‘Stadthuys’와 네덜란드 식민지 양식의 ‘Christ Church’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조금 걸음을 옮기면 포르투갈 시대의 요새 유적인 ‘A Famosa’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무너져 내린 채 남아 있는 입구 하나에서도 말라카가 걸어온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도시 규모는 크지 않아서 주요 명소들은 모두 도보로 이어져 있는데, 구시가지 전체가 마치 하나의 박물관처럼 느껴지는 것이 말라카만의 매력이다. 해가 질 무렵에는 말라카강을 따라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저녁이 되면 유명한 ‘Jonker Street’ 야시장이 활기를 띠며 여행자들을 불러 모은다.
또한 말라카는 음식의 도시로도 불린다. 중국계와 말레이 문화가 혼합된 뇨냐(Nyonya) 요리는 이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맛이고, 닭고기와 밥을 동그랗게 말아 만든 ‘Chicken Rice Ball’, 소스에 사테를 찍어 먹는 ‘Satay Celup’, 그리고 여행자들이 줄을 서서 마시는 ‘Coconut Shake’까지—말라카에서는 먹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된다.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음식이 풍부해 식도락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2008년에는 조지타운(페낭)과 함께 UNESCO 세계문화유산 도시로 지정되었는데, 이는 말라카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문화·무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의 말라카는 조용하지만 깊은 분위기를 간직한 채, 여행자들에게 여유로운 속도의 시간을 선물하는 곳이다.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보고,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도시. 그래서 작은 도시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가고 싶은 말레이시아”로 꼽히는 지도 모르겠다.

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