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24]하늘과 땅, 달과 별

in #kr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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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있다보면 크고 작은 모스크를 자주 볼 수 있고, 초승달과 별 장식 늘 함께다.

말레이시아 국기에도 달과 별이 있으니, 처음엔 단순히, 달과 별 = 이슬람 상징인가 하였는데, 조금 들여다보니 그게 그렇게 단순한 얘기는 아니었다.

이슬람에서 달은 시간을 만든다.
라마단도, 중요한 의식들도 전부 달의 주기로 정해진다.
별은 길을 안내한다. 사막에서 방향을 잡아주던 존재였고,
꾸란에서는 신의 표징처럼 등장한다.
그러니까 달과 별은 “믿어라”라는 상징이라기보다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삶의 방식에 가까운 듯 하다.

그리고 모스크의 둥근 돔.
그건 그냥 예쁜 지붕이 아니라, 하늘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네모난 땅 위에 둥근 하늘을 얹는 구조.
인간의 세계 위에 신의 세계를 겹쳐 놓은 형태다.

이걸 보다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천원지방(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이 떠올랐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한국만의 생각도 아니고, 이슬람만의 생각도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문명은 하늘을 원으로, 땅을 사각으로 이해해 왔다.

이유는 어쩌면 단순하다.
하늘은 둥글게 덮여 있고, 땅은 밟고 나누고 경계를 긋는 공간이니까.
원은 시작과 끝이 없고, 사각은 측정 가능하고 관리 가능하다.
그래서 원은 신성해지고, 사각은 세속이 된다.

흥미로운 건 현대에 들어와서 우리는 이런 상징들을 거의 잊고 살고 있다는 점이다.
건물은 기능과 효율이 먼저고, 하늘을 상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명상 공간이나 종교 건축, 기념비적인 장소에 가면 여전히 원형 공간, 돔, 중심을 가진 구조가 등장한다.

아마 인간은 아직도 완전히 중심 없는 세계를 견디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어딘가엔 중심이 있기를 바란다.

모스크, 초승달과 별, 그리고 하늘과 땅.
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하늘은 여전히 둥글고, 사람은 여전히 그 아래에서 의미를 찾는다, 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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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왜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을까요?
세모도 아니고, 오각형도 아니고.. 울퉁불퉁한 원도 아니고..
글로벌한 어떤 유명인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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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교만해지면 하늘을 찌르기도 하지요. 고딕 양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