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02] 소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위로와 식상함 사이
겨우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을 다 읽었다.
이상하게도 일시정지는 단숨에 읽혔는데, 달러구트는 조금씩 뜸을 들이며 읽게 됐다. 소재도 참신하고, 꿈을 사고파는 세계관은 머릿속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우리 삶의 불안과 상처를 건드리며 조심스럽게 위로를 건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도 읽는 내내 묘한 식상함이 따라왔다.
이유를 곱씹어보면, 이야기가 새롭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위로의 방향’이 너무 익숙해서였던 것 같다. 꿈을 통해 치유받고, 결국 스스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결말. 작가가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메시지가 선명한 만큼, 다음 전개가 어렴풋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많은 사랑을 받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끈 이유는 분명하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복잡한 설명 없이도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이야기를 찾게 되니까. 달러구트의 세계는 깊은 고민보다는 잠들기 전 읽기 좋은 온도의 위로를 제공한다. 그래서일까, 읽는 속도는 느렸지만 책을 덮고 나면 마음 한켠이 조금 정돈된 느낌은 남았다.
아마 이 책은 단숨에 몰입하기보다는, 현실에 지친 날들 사이사이에 꺼내 읽는 게 더 어울리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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