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사정이 있다

in #krlast year (edited)

내가 싫어하는 사람
=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 ㅎㅎ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 내가 감추고 싶은 무언가를 알아챌 것 같은 사람

내가 안심하는 것= “드디어” 들켜버려서 이제 그 사람 앞에서는 특히(그래도 아주 조금은 감출 게 남았지만) 감춰야 할 것이 없는 사람이랑 있는 것

내가 가장 두려운 것= 사람들이 너는 못됐고 같이 있어도 재미도 없고 (‘이니셰린의 밴시’에서 절친에게 재미없다고 버림 받은 주인공처럼) 너랑은 이제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결국엔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가 되어 ‘역시’ 난 쓸모없고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어 하고 ‘확인’하며 부정적인 회색 기운에 가득 차 그렇게 세상을 혼자 마감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 하에 내가 가진 재능과 흥미로 나도 즐기면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것. (쓰고보니 욕심이 참 크네..재능을 키우는게 먼저인가)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살이에 덜 방황하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고 꾸준히 운동하고 사람들의 끈을 놓지 않고 ‘나에게 친절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도록 유지하면 결국 기분은 괜찮아지고 살만해진다는 걸 내가 사랑하는 그들도 아는 것.

<사람이 혐오스럽거나 그런건 아닌데 별로 공감되지 않는 상대방의 얘기에 맞장구쳐야 하고 같이 있으면 뭐 하나 내맘대로 할 수 있는게 없다>

라고 써있는 유튜브 댓글을 보며 “와~~~ 댓글 정말 잘 썼네” 라고 격하게 공감하는 나를 보며, 그러면서도 누군가에게 불편하지만 입꼬리를 한껏 올리고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칭찬을 하는 나를 보며, 나 자신에게 괴리감을 느끼지 않길,

이 모든 것은 어쩌면 내 두려움과 나의 열망에서 나온 것임을, “버림 받고 싶지 않고, 사랑 받고 싶은 (꾸며서라도)” 나의 깊숙한 갈망에서 나온 것임을.

내 자신을 싫어하거나 한심해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모든지 나 자신을 우쭈쭈하며 합리화하지도 말고, 역으로, 상대방을 싫어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상대방을 너무 이해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저 서로를 무조건 내치고 원망하기보다는 나도 이런 사정이 있고 너도 너의 사정이 있겠지 “그러려니” 하면서 최소한 “미워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태도만 안 가져도 내 자신이나 상대방을 덜 힘들게 할 것 같다.

전부 내 탓이거나 전부 네 탓은 아니다.

우리는 각자 이렇게 ‘되버린’ 사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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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완벽한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죠.
단 하나의 원자도 정말 수많은 에너지의 결합체 입니다.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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