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것만이 문제는 아니었나

in #krlast year

사랑이 뭐지?

신랑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다가(나보다 나으니까)
이제는 “사랑”이란 말도 감히 떠올릴 수 있지 않나 싶다.

너의 나쁜 모습을 내가 알고, 나의 나쁜 모습을 너가 알고, 그럼에도 우리는 어찌된 일인지 서로를 붙잡고 있고,

너가 아니었으면 난 지금 어떻게 됐을까.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었어도 어떤 이유에서든 날 떠나지 않아줘서 고마워.

15년전쯤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가 한 말
“너가 그 말 하고 가는데 네 뒷모습이 작아보이고 초라해보였어. 그래서 널 놓을 수 없더라.”

그래... 세상이 지금껏 어떻게든 날 받아준게 내가 잘나서도 아니고 내가 사랑받을만해서도 아니고 그냥 나에게서 뭔가 말할 수 없지만 안타까움 안쓰러움 확실히 놓아줄 수 없는 무언가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여기에 살아있다고 해도,

그래, 나의 못남도, 어설픔도, 순진한 척 하면서 사실은 별의별 어둡고 흉칙한 생각은 다 한다고 해도,

어쩌면 그 때문에 우리가 완벽하지 않아서, 너가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걸 너무 잘 알아서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 서로를 놓을 수 없었던 거 아닐까?

세상을 보는 관점과 나를 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져야 하나.

너가 잘나서 내가 너를 놓지 못하는게 아니라는 것.

내가 못난 것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었던 걸.

난 늘 너를 밀어냈던 것을 이제는 인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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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 주변의 모든 사람도
왠지 다 못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못남을 나누면서
어쩌면 못난 찌그러진 조각들을 맞추어서
하나의 원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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