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하다는 것의 끝판왕,,,[고민과 음악]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edited)

작년 어느날 오후 3시쯤

요리사자격증 필기 시험을 끝내고

막둥이가 전화했다

"엄마, 나 떨어졌어....!!!"

"공부를 안 했으니 당연하지"

"인정. 근데 괜찮아 또 보면 돼"

난 잠시 어이가 가출하고 말문도 턱 막혔다
그것은 '니가 할 말이 아닌 내가 해야될 말인데,,,,,'잠시 후 내가 찾은 말은

"어. 이따 집에서 보자"

,,,요리에 관심 있던 셋째는 학원도 안 다닌 상태로 한식 중식 일식 필기 시험을 한 달만에 셋 다 땄기 때문에 어이가 더 없었다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다

녀석 중학교 때 시험 끝나고 집에 와서

내게 너무도 당당히 외쳤던 그 말이 떠올랐다

"엄마. 나 수학 15점이야. 문제 풀다 깜박 잠들었어"
(그 다음 시험 땐 85점 맞았음)

학교 공부야 좀 못 하면 어때....그것이 내 주관.

그런데 자격증시험은 좀 다르지.....이건 좀 못 하면 어때의 너그러운 편견으로 봐주기 어렵다
실기도 아니고 필기를....필기는 재능이 아닌 노력여하의 문제이므로(물론 실기도 그렇지만) 또한 꿈으로 가는 중이니까

그래도
이 녀석 한때는 영재학교 보내야한다는
녀석이었다

공부가 재미없다길래

"그럼 너 좋아하는 요리해볼래?"

내가 의견을 냈고 녀석은 좋다고 찬성했다

그랬음 겨우 필기에서 떨어지면 안 되는
거였다

"괜찮아 다음에 다시 보면 돼" 이 말을 듣는 순간 난 크게 반성했다 '방목의 시간이 너무 길었군'

어쨌든 필기시험에 떨어졌고 난 그런 녀석을 위해 시장에 가서 ~ 닭강정. 후라이드치킨. 김치만두 고기만두 새우만두 그리고 음료수를 사 왔다

귀가한 막둥이 식탁을 본 후

"엄마, 나 이 거 먹고 힘내라고?"

더는 할 말이 없었다

'넌 계속 엄마의 대사를 니가 하고 있다는 걸 아니?'

3개월쯤 후 다시 필기시험이 있었다
바로 전화가 왔다

"엄마~ 내가 시험 시간을 잘못 알았네"

이랬던 녀석이 어제 슬그머니 내 방에 들어 와 운을 띄운다

"엄마, 나 엄마한테 할 말 있는데 안 들어줄 것 같긴 한데"

"안 들어 줄 걸 아는데 왜 왔어?"

"엄마 설득하려고"

"뭔데~~~" 무슨 폭탄을 투하하려고 저럴까 싶게 한참 뜸을 들이더니

"현이 유학관련시험 끝나서 처음으로 부모님이 친구들이랑 여행 허락하셨다고 같이 가재 6월 11일 12일이야 그때면 나도 자격증 시험이 끝나니까 꼭 가고 싶어 학교에는 현장체험학습 간다고 하면 결석처리 안 하니까"

난 어이 없고 화가 나서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줄 알았다

"그 이야기는 고2학년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초등학생도 아니고"

"난 학교 공부 보다 요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니까 괜찮아~~~"

"너 지금 학생이야 학생이면 학교 공부에도 신경 써야지"

"내가 갈 일본대학에선 여기 고등학교 성적이 상관없어 난 지금 학교 공부가 쓸데없다고 생각해 시간이 아까워 그래서 진지하게 검정고시를 생각 중이야 그래서 좀 일찍 일본 가서 공부 시작하려고"

"학교 공부가 왜 필요없어 너 지식이 그렇게 충만해? 학교 공부를 무시할만큼?"

"그게 아니라 내가 요리할 때 필요한 지식이 아니라는 거지"

"세상에서 쓸데없는 지식이란 게 어딨어
그냥 평범하게 졸업하면 안 되겠니?"

"엄마, 내가 안 평범한데 어떻게 평범하게 살아 난 평범한 게 싫어 갑갑해 내일 다시 얘기해" 그러고 나가려는 녀석에게 한 마디 했다

"넌 내가 낳았어 그러니까 난 너 성인 될 때까지 니 삶에 간섭할 권리가 있고 대한민국 법이 그래"

한참 서 있더니 그냥 나갔다

그러고는 난 새벽에 태백으로 내뺐다

큰 아이와 둘째는 그냥 어디서든 적응 잘 하고 잘 사는데 셋째랑 막둥인 좀 특별하다
셋째도 뭘 배울 때 누군가에게 배우기 보다 혼자 터득하는 걸 좋아하고 어떤 규범에 매이는 걸 싫어 하고 막둥이도 저렇게 일반 애들하고 생각이 다르게 튄다

물론 인정한다 내 4차원적 D.N.A가 너무 많이 흘러 들어갔는 걸~~~

아마 큰애 둘째 셋째가 저 말을 했다면
"그래 이틀 빠진다고 별 일 있겠냐 갔다 와" 분명 그랬을 거다 난 여전히 교실에서 보다 교실 밖에서가 애들한테 더 좋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막둥이에게 만큼은 엄해진다

어제 내가 한 말 중 "니가 평소에 성적에 상관없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엄만 분명 허락했을 거야 그런데 넌 열심히 하지 않았잖아 그런데 행동까지 맘대로 하려고 한다면 그건 좀 곤란하지"

"엄마,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어서 그래 관심이 없어 시간 아깝다는 생각만 들고. 대신 요리는 열심히 하잖아"

학교생활이 재미없어 하길래 1년쯤 휴학하고 실컷 놀아 보라고 내가 말했었다 1년동안 실컷 놀면서 하고 싶은 것도 다 해 보라고 남들보다 1년 늦게 졸업하고 입학하는 거 별 거 아니라고

그런데 그때도 휴학은 싫고 검정고시는 보고 싶다고 했었다

이제부터 내 고민이 시작 될 차례이다

어떤 것이 아이를 위해 옳은 것일까

어제 녀석은 내게 말했다

"엄마는 내가 행복한 걸 바라잖아"

하지만 난 녀석이 자퇴한 후 생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 녀석은 그 동안 많이 게으르고 나태했으므로,,,하기 싫은 학교 생활을 억지로 시켰기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넷 중 이렇게 신경 쓰이게 하는 녀석은 처음이라 상당히 당황스럽다

내가 나를 4차원이라 인정하듯이
녀석은 저 자신을 평범하지 않다고 인정해 버렸다.

며칠 전 셋째가 문득 말했다

"엄만 생불(生佛)인 것 같어"

"그래 엄마 죽어 화장하면 온 몸 전체가 다 사리일 거야 ㅎㅎ"

그러다 엉뚱하게 이 녀석

"근데 사리는 스님 몸에서만 나오는 거 아냐?"

"엄마 생각엔 옛날엔 장례 문화가 일반인은 땅에 묻는 매장이었고 스님들은 다비식(화장)이었으니까 일반인에게서 사리가 나오는 걸 볼 수가 없었던 게 아닐까 사는 것 자체가 수행이라서 어쩜 스님들보다 일반인들에게서 사리가 더 많이 나왔을지도 몰라"

문득 이 대화가 생각 난다

난 아마 사리로 만들어진 인간일 거야ㅎㅎ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제이슨 므라즈의 행운'입니다

■ Jason Mraz - Lucky ■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제임스 므라즈는 미국 태생의 가수로 한국을 특별히 좋아한다고 해요 내한공연도 했었구요 아마 이웃님들께선 럭키 보다는 I'm yours가 더 귀에 익으실 거예요

이 노래는 어쿠스틱함이 살아 있는 곡이죠
또한 지치고 힘들 때 듣기 딱 좋은 노래이기도 해요 오늘 이 곡이 이 사랑스러 목소리가 땡깁니다

자 그럼 한 곡 더 들어 보실까요
제이슨 므라즈를 대표하는 곡이니까요

■ Jason Mraz -I'm Yours ■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이 노래는 이 문제의 특별한 막둥이 녀석이
초딩때부터 내게 가끔 불러 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Screenshot_20180409-051913.jpg

스팀가격이 곤두박질 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부자의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한 행운의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좋은 미래를 소망해 본다면 훨씬 견디기 수월할 거예요 '함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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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들이 좀 튀었으면 좋겠네요.
원래 튀었는데.. 갑자기 평범함과 일반적인 틀로 들어가는걸
보고.. 말렸지만 가겠다고 해서 그냥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방관하고 있네요. 다음번 만날땐 좀 아들한테 시간을 내달라고
햇네요. 이제는 한번 진중하게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요.
다음번 만날땐 잘 준비하고 만날 생각입니다.
잘 될겁니다.

저라면 어땔을까? 고민해봤는데.. 그냥 해라 그랬을것 같네요.

그것은 아들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한데 녀석의 생활태도가 나태해서 지금 아이가 갖고 있는 계획을 과연 착실히 이행할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어서요 아무래도 막둥이라 덜 믿음직스럽게 느껴지나 봐요

막둥이라 그렇게 생각하시는 걸수도 있습니다.
막둥이는 본인을 막둥이로 생각 안할수도요.

사실 확신을 확신하긴 어렵지요.
계획을 착실하게 이행하지 못할 수는 있는데
돌아갈 따뜻한 성화님 품이 있어 크게 돌아가지 않을거란 생각은
듭니다. 성화님을 보면 크게 걱정안하셔도 될듯요.
막둥이라 그럴겁니다.

아... 왠지 짠해집니다~~~ 먼훗날 아이낳아 키우는 시기가 되서 "근데 사리는 스님 몸에서만 나오는 거 아냐? 하셨던 말을 진정 이해하게 됐을때 어떨지 ... 공부가 반드시 필요한것은 아니지만, 해놓은 만큼의 중요성이 있기에 참 딜레마네요... 전 어머니가 어릴때 십년넘게 단하루도 안빠지고 피아노를 치게 했던게 사춘기 시절에는 죽도록 싫었는데 크고나니 그렇게 감사할수가 없네요... 어렵습니다...

검정고시가 문제가 아니라 검정고시는 자퇴생만 치룰 수 있는 시험이고 자퇴하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없기에 고민하는 거예요 안 그럼 그래 한 번 해 봐~ 시원하게 대답하고도 남았을 일이거든요 ㅠ.ㅠ

모자간의 대화가 너무 귀여운데요:)
역시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한 것 같아요.

좀 전에 이 녀석 전화가 왔어요

"엄마 언제 와?" "왜?" "그냥"

아마 여행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 같아서

"내일이나 모레 갈거니까 지각하지 말고
아침에 잘 일어나서 잘 가 아침에 김밥 만들어 놓은 거 먹었지?" 하고 대답 듣자 마자 김밥 만들어 놓은 거 먹었지?" 하고 대답 듣자 마자 얼렁 끊었어요 ㅎㅎ

가끔 그런 분 계셔요. 정말 사리가 뚝뚝 떨어질것 같은 분요. ㅎㅎ승화님도 주변을 잘 살펴보세요. 이미 흘리고 계신 줄도 몰라요 ㅎㅎㅎ 전, 아닙니다요!
'방목의 시간이 너무 길었군' 이런 생각은 언젠가 저도 할 것만 같긴 한데요... 특별한 아이를 키운다면 고민이 많겠어요, 정말!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희 아이들은 그저 평범해서 별일없이 지내고는 있습니다만... 막내는 고민이 되실 것 같습니다. 제가 좀더 승화님과 가깝다면 함께 의논해보고 싶긴 하네요. 화이팅!!!

ㅋㅋ
자아형성이 끝난 아이들은 제 나름의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타인의 의견을 받아 들이려 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느 때가 지나면 다시 부드러워지죠
저는 그때를 기다렸다가 치고 들어가면 돼요 그것이 특별한 아이를 다루는 한 방법이기도 해요 ㅎㅎ

자제분의 5년 후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군요!
엄마의 말이 백 번 맞을텐데요!

아마
5년 후엔 외국 어딘가 호텔에서 일하고 있지 싶어요 녀석이 어제 그랬거든요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아마 외국쪽 호텔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요 ㅎㅎ

부모님입장에서는 넘 어렵네요 ㅜ 그래도 자식이 원하면 해주실거 같아요 승화님 ㅜ


나쁜 것만 아니라면 여지껏 다 해줬어요
그러고 싶거든요 그 시절을 맘껏 누리게 해 주고 싶어서요

오늘 스팀잇이 상황이 별루인지...
계속 빙빙 돌기만 하고...
보팅도 어렵네요ㅠㅠ

저는 제 핸드폰의 문제인 줄 알았더니
그것이 아닌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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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셔요
오치님
가능하다면 야식이라도 배달 시켜 드리고 싶네요

저 같으면 일단 뒤통수 가격 후 대화를 시작했을텐데요..ㅎㅎ
아이 생각이 심하게 튀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지 잘 모르겠더군요..

애가 튕겨 나가면 더 힘들어져요
그러니 최대한 애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해 주되 그것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꼭 해 줘요 그러나 이번 자퇴하고 싶은 건 자퇴 후 아니다 싶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요

그래도 방목에서 나오는 힘이 느껴지는데요 현명하신 승화님의 앞으로 행보가 사뭇 궁금해 집니다ㅎㅎ

아휴~~
저 지금 태백으로 도망 왔거든요
그것도 새벽에요 ㅠ.ㅠ

전문용어로 작전상후퇴죠 ㅎㅎ태백에도 하얀달이 휘영청 밝겠네요 ~

침대에 누워서 욜심히 스팀잇 하느라
하늘도 못 봤어요

인천에서 아침에 올 때 비 왔는데
그쳤나 보죠?

아침부터 쾌청하던데요

낮엔 엄청뜨겁고

지금은 선선 하구

막 그래요

아침 6시 30분에 인천에서 출발할 땐 비가 제법이었어요

여긴 낮에도 싸늘했어요
맨살의 종아리가 추웠거든요
이제서야 아카시꽃이 필까말까 그래요
그쪽엔 벌써 졌는데

태백은 그렇겠네요 ㅎㅎ
태백은 봄
이쪽은 여름

맞아요
7월에도 아카시꽃이 피어 있거든요

계절이 늦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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