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화원 대구 비슬산-4 월광봉(月光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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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화원 대구 비슬산-4 월광봉(月光峰)

산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나무에 매달아 놓는 시그널(표지기)은 보통 산악회 가이드가 팀원들을 위해 붙이는 경우가 많다. 산악회나 산 이름, 격려 문구 등이 적혀 있어 초행길이나 갈림길에서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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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을 때 가장 반가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매달려 있거나 관리가 안 되면 환경 오염이나 나무 성장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가끔 나뭇가지 하나에 수십 개씩 붙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꼭 필요한 곳에만 최소한으로 거는 것이 산행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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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산악회 이름이 적혀 있는데, 오늘 만난 '다와가예'라는 표지기는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했다. 대구 사투리가 이토록 귀엽고 아름다운지 새삼 깨달았다. 잘 지은 이름 하나가 큰 재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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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40대 여성 등산객 무리가 월광봉 위치를 몇 차례나 물어왔다. 조금 더 가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알려준 뒤 월광봉에서 기다렸으나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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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온 빵을 하나 먹고 내려와 조화봉으로 가는 길에 그들을 다시 만났다.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벌써 지나쳤느냐며 화들짝 놀란다. 안내판이 있어도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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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산을 다녀봤지만 '월광봉(月光峰)'만큼 아름답고 독창적인 이름은 본 적이 없다. 충북 영동에는 달이 머무는 '월류봉(月留峰)'이 있고, 전남 영암에는 달이 뜨는 '월출산(月出山)'이 있어 이름이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월광봉'은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상시키는, 내가 본 이름 중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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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봉(月光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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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03m로, 천왕봉(1,084m)보다는 낮지만 비슬산의 핵심 능선을 잇는 주요 지점이다. 천왕봉의 기세가 남성적이고 웅장하다면, 월광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부드러워 비슬산 특유의 육산(肉山)다운 매력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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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봉 주변은 봄철 참꽃(진달래) 군락지가 광활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정상석 근처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뒷모습과 대견사 방면의 기암괴석들이 조화를 이루어, 사진 작가들에게는 천왕봉 못지않은 촬영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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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이 밤에 이 봉우리를 보았을 때 달빛이 유독 아름답게 비쳐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천왕(天王)'이 권위와 위엄을 상징한다면, '월광(月光)'은 서정적이고 도석(道釋)적인 정취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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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인들 이리 마음을 흔들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정말
한 번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