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기] 고통이라는 선택의 순간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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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 며칠 전 처음으로 써 본 스팀잇 일기에서도 잠깐 밝힌 바 있지만 공사 현장이 늘 부산하듯 최근 나의 삶도 안정되지 못하고 부산하다. 매일 매일 새로운 사건이 터지며 수습해 나가기에 바쁘다. 와중에 이웃 분들도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계시다는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게 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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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7년 전에 나는 삶이 아주 힘들었다. 그때는 나도 죽음을 생각했었다. 강가에 살았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강변을 달리다 보면, 바로 핸들을 꺾어 물속으로 사라지고 싶다는 유혹을 견딜 수 없을 만큼 삶에 대한 아무 미련이 없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종교도 없는 주제에 왠지 모르게 이렇게 간다면 다시 환생하여 더 심한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다행히 생각지도 못한 작은 계기로 삶의 이유를 찾았고, 내가 살 수 있는 길을 택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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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한” @kimthewriter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삶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소설이라는 게 이렇게 써지는 것이라면 나라고 소설을 쓰지 못할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 보시는 분들은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이야기라고 생각 할 테고, 그렇게 유치하고 힘들었던 과거를 굳이 들춰내면서 까지 나를 괴롭힐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걸 보면 아직도 내 마음이 그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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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에는 반듯한 가정에서 태어나 반듯한 교육을 받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나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며 전문적인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해 나간다고 보였을 것이다. 먹고 살만 하니 별것도 아닌 것에 힘들다고 야단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은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이며, 누구에게나 삶은 행복의 기회 못지않게 고통의 기회도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헤쳐 나가고,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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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 하나가, 남의 심장에 박힌 대못보다 더 아프다.

는 이야기가 있다.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내가 처한 상황이 더 힘들고 더 아픈 법이라는 비유로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똑같이 보이는 상황에서 누구나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구는 가슴이고 누구는 손톱이라서가 아니라, 똑같이 손톱에 가시가 박힌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느끼는 고통의 정도라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고통을 견디는 힘이라던가, 겪어온 고통의 정도라던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라던가 모든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똑같이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혔더라도 치료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는 사람과 혼자서 그것을 빼내고 이겨나가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출발선이 다른 것일 뿐, 누구의 고통이 더 크냐를 저울질 할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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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느끼게 된 이후부터, 내가 판단하기에 사소한 것을 가지고 아프다고 하는 사람을 탓하지 않게 되었다. 뭘 그렇게 엄살이냐고 다그치지 않게 되었다. 나라면 그 정도는 끄떡없이 견디는데, 너는 혼자 뭐가 그리 약하고 예민해서 아프고 힘들다고 난리를 치냐는 말은, 결국 나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는 말을 조금 다르게 하는 것일 뿐인 것 같다.

내가 다른 이를 그렇게 배려할 수 있게 된 후로부터, 누가 보기에는 소소할 수 있는 나의 아픔도 “안괜찮다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 지금@springfield님 처럼.
더 감사하고, 더 사랑하고, 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힘들었던 시절@hsuhouse0907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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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것은 감사하게도, 행복이 아닌 고통의 순간에 선택이라는 기회를 선물한다. 그 때 나는 그 고통을 견디고 극복하고 헤쳐 나갈 수도 있고,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는 현실적 고통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모두 외면하고 피하고 도망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출발선이 모두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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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택으로 인해 삶은 다른 방향성을 가지게 되며, 먼 훗날 그 순간을 생각하면서 후회를 하는 사람도, 인생의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어찌되었건 그 선택은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벌어지는 수도 있다. 하지만 고통의 순간은 여전히 선택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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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통의 순간에 갖게 된 선택이라는 기회를 희망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 선택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할지라도 내 삶에 주어진 고통의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할지라도 나는, 그리고 당신은 존중받아야 하며,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받고 비난당할 이유가 없다. 당당했으면 좋겠다. 긴 호흡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의 마음을, 정신을, 육체를, 환경을, 여러 가지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위질 당할 이유가 없다. 좀 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내가 아닌 이상, 그 속사정을 어찌 다 안단 말인가. 그리고 정말로 그 사람 가슴의 대못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프고 위험할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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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분들 덕분에 나도 번호일기라는거 처음으로 써 본다. 문단을 나눠, 내가 좋아하는 10번에서 마무리를 했다. 쓰고 보니 이런 글쓰기도 나름 재미있는 것 같다. 공모전 할때 이 글을 냈다면 좀 나았을까? 다들 너무나도 잘 쓰신 공모전의 일기들을 보면 볼수록 내가 쓴 일기가 좀 부끄럽다. 그리고 머릿속이 복잡하니 미술관련 글 뭐 이런거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래서 어른들이 “예술이란게 다 먹고살만 할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나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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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행복의 기회 못지않게
고통의 기회도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건 분명한 것 같아요.
그래서 타인의 고통을 평가할 순 없어요.
팅키님, 이 일기 정말 좋아요.
공모전의 일기도 좋았구요.^^

마담님이 좋다고 해 주시니 정말 좋네요!
일기 쓰기에 뭔가 자신감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_<

(아.. 저는 지금 마담f님의 관심병 종자가 되어가는 걸까요! ㅋㅋㅋ)

제 포스팅을 읽고 댓글까지 달아주신 @thinky님께 감사드립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당~~♡♡

앗, 여기도 흔적을 남겨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선택으로 삶의 기회를 다시 찾으셨듯이 현재의 선탹으로 새로운 기쁨을 찾게 되시기를 바랄게요

이래서 예술은 다 먹고 살만할때 한다고... 그러지 못해서 고생하나봅니다. 읔! 제가 먹고살만 해지면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고싶네요 ㅎㅎㅎ

그래퍼님, 저도 답답해서 해 본 말이에요. 당장 코앞에 급한 일이 닥치니, 예술이고 뭐고 사무실 먼저 열어야겠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예술하는 어려운 분들 돕는건 저도 늘 하고 싶은 일입니다 :)

맞아요. 고통은 고통이고 괴로운건 괴로운거죠. 고통에 위계를 세우고 '난 더 힘들어봤어'라며 불행올림픽 하는 사람들 싫어요.

불행올림픽 ㅋㅋㅋㅋ 덕분에 빵 터졌습니다.
맞아요 내가 더 불행했고 내가 더 힘들었거든! 하면서 남의 고통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한대 때려주고 싶어요 -_-;;;

자신에게 박힌 대못을 손톱 밑의 가시라 생각하고 참으면 어마어마하게 괴롭습니다. 대못과 가시의 구분은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이 잘하죠 :)

그 구분에 대한 신뢰는 씽키님의 몫이지만요. 대못 박혀있을 때 가시라고 자가최면하지는 마시고, 가시일 땐 뽑아달라고 해주세요. 저는 가진게 핀셋이 아니라 주먹손이라서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마아냐님 주변에는 가시인지 대못인지 구분해주는 현명한 주변인이 많으신가봐요! 역시 ㅋㅋ

저는 제 이야기를 주변에 잘 안하는 편이라. 그런걸 구분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던거 같네요. 친구가 없는것은 아닌데 왜 그런 부탁이 부담스럽게 느껴질꺼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결벽증?? +_+
아무튼 담에는 가시가 박히면 혹시 대못이 아닌지 주먹손 마아냐님께 꼭 여쭤볼께요! ㅋㅋㅋㅋ

현명한 주변인이 많은지 찾기 이전에 지금 같이 저녁 먹을 사람도 없군요. ㅋㅋㅋㅋ 가시인지 대못인지 꼭 물어봐주세요.

그래서 저녁은 누구랑 드셨는지...;; ^-^/

아직 안먹고 빨래 널고 있습니다 ㅋㅋㅋ 그냥 까르보나라 불닭볶음면 먹으려구요. 맛있어요.

'-')b 불닭볶음면 좋죠! (까르보나라는 아직 경험을...) 저는 오므라이스! ㅋㅋ

저땐 제가 살아온 나날에 비하면 행복한 시절이지요.
힘들었던 시절은 아닙니다 ㅎㅎ 몸이 힘들었나?? ㅋㅋ

소설 갑시다 ㅋㅋㅋ
씽키님이 딱이네
마늘만 먹고 100일간 동굴에서 소설을 쓰다 ㅋㅋㅋ

아아악! 이런 식으로 고문을 하시다니 ㅠㅠ
100일동안 동굴에서 마늘먹고 더구나 소설을 ㅠㅠ
(족장님이 소설을 안쓰시고 자꾸 다른거 하시는 이유가 있었던 거였어... 빨리 눈치를 챘어야 하는건데 ㅠㅠ)

이제 소설을 쓰시죠?
소설을 써야 저도 집필을 합니다...

협박하셔도 소용 없습니다.
저는 지금 쓸 틈이 없습니다 ㅋㅋㅋㅋ (도망이라는 선택을 당당하게 진행)

흠... 방송 하고 왔더니 ....................................(씽키님 발목)

방송하셨구나! 방송하실 동안 저녁밥 먹고 힘내서 계속 뛰고 있습니다 ㅋㅋㅋ

@kimthewriter님의 공모전 때문에 @thinky님이 자신의 일상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게 됐나봐요.
김작가님의 혜안이신가요?^^

일기란 것이 원래는 자기만의 글쓰기인데, 그것을 공모전이라는 마당에 풀어놓으니 사람들이 자기를 돌아보고, 최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진 틈을 타 김작가님도 숨겨놓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옛따하고 풀어놓으시는 바람에 저도 요즘 그 단편을 아주 흥미있게 보고 있답니다.
그리고 공모전에 출품된 글도 피드에서 만날 때마다 심혈을 기울여 일고, 그 글로 그 사람에게 관심이 생기면 그사람의 예전 포스팅도 읽고 그러고 있어요.

씽키님도 이렇게 털어놓으셨으니, 자유롭게 다른 사람들의 속내도 들으러 다녀보세요.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 질 거에요.
마음 편해지는데는 수다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인입니다^^

네 열심히 다녔는데도 아직 다 돌아보질 못했네요. 제가 지금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좀 없는 모양이에요 ^^ 그래도 오늘 좀 틈이 나니, 뭔가 생각나는 것을 좀 적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감사합니다 ^^

좋은 글 쓰시기 바래요.
자질이 충분하십니다. 팔로우했어요. ㅎㅎ

이런.. 별말씀을요;; 찾아주셔 감사합니다. ^^

한국에는 구루가 참 많죠. 이곳 스팀잇에도 많구요. 제가 일상글, 먹스팀, 가끔 가즈아 뻘글까지 보팅하는데 그런 구루들의 글에는 보팅 안 합니다. 더 살아 보고 겪어 보라는 말은 차마 못 하겠더군요.

구루.. 라고 하셔서 제가 구루"짓"을 했나?? 순간 깜짝 놀랄뻔 했습니다 ㅎㅎ
자신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만큼 객관적으로 펼쳐질때는 구루라는 것도 한번 해볼만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해본적이 있습니다만... 아무튼 산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 같습니다 ^^

부끄럽지만, 구루라는 말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구루병으로 등이 굽는다는 말밖에 알지 못합니다. 검색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정신적 스승을 뜻합니다.

답변이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잘 모르면서 훈장질이 많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군요.

하필 물어보신 분이 sanscrist님이라 ㅋㅋ 댓글 내용은 말씀하신 바가 맞습니다.

어려운 시기 지혜롭게 잘 헤쳐나오셨네요.

그냥 그당시는 지혜롭다 이런것 보다, 죽지 않으려면 기를 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던것 같아요. 살아야 할 이유, 행복해야 할 이유, 꿈을 잃지 말아야 할 이유.. 등등이요. 감사합니다 ^^

오늘 일기 퍼펙트!!!! ㅎㅎㅎㅎㅎ 팅키님글은 참 차분하면서도 정곡을 콕콕 찔러줘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힘있는 글이라는 뜻입니다 ㅎㅎㅎㅎ

ㅎㅎ 아이고;;; 에빵님 그렇게 말씀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그냥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라는게 그런거 아닐까 싶습니다. 에빵님의 경험도 늘 싱싱하고 힘이 넘쳐요 ^^ 감사합니다!